카드·캐피탈 업계, 중금리 신용대출 리스크 관리…취급액 3분의 1 토막
2023-01-23 09:20
작년 3분기 2조8662억→4분기 8753억원
지난해 10월 이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카드·캐피털사의 신용대출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여신금융협회의 중금리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카드·캐피털사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8753억원으로, 3분기(2조8662억원) 대비 1조9909억원(-69%) 줄었다. 1분기 2조1100억원, 2분기 3조6549억원 등 1∼3분기 중 2조∼3조원대 대출액을 유지하다가 4분기 들어 갑작스레 1조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정부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2016년부터 중금리 대출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대출상품명과 관계없이 정부가 제시한 업권별 '민간 중금리 대출' 요건에 부합하기만 하면 해당 대출에 규제상 인센티브를 부여, 대출 금리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도하는 구조다. 차주의 신용도가 하위 50%여야 하고 금리가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카드사는 연 11.29%, 캐피털사는 연 14.45% 이하여야 중금리 대출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애초 여전사들이 유동성·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카드·캐피털사의 유동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고, 일부 캐피털사의 경우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또 경기가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여전사들로서는 불경기 때 연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이유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