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1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개최한 자율형 사립고 25개교 교장과의 간담회에서는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조 교육감이 이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장들은 이 같은 폐지 정책에 대한 불만을 내놨다.

교장들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이 단순히 자사고라고 볼 수 없으며 과학고, 외고, 특성화고 등이 일반고에 미친 영향도 함께 분석할 것을 요구했다.

교장들은 또 자사고 정책은 국가 정책에 의한 것으로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필요가 있으며, 자사고가 5년간 투자를 통해 공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사고가 학생, 학부모의 요구를 수용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미래교육발전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장들은 자사고 지정 취소가 학생, 학부모, 졸업생, 동문회 등의 반발을 가져올 수 있어 지정 취소 시 학교와 반드시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사고의 다양성을 살리면서 일반고에도 이를 전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고 자사고가 일반고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과 성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의 자율성과 학교 선택권을 통해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고 자사고마다 처한 다양한 환경과 특성 및 학교의 열정을 바탕으로 개발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일반고가 벤치마킹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장들은 일반고 나름대로 여건에 맞게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일반고 교육력 강화를 위해 교육과정의 자율성 확대 등 연구와 일반고 학습부진학생을 위한 직업교육 확대 방안, 다양한 교육과정의 운영을 통해 자사고와 공존·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면 대폭 지원하겠다는 조 교육감의 발언은 기존 일반고와의 역차별을 불러일으켜 제2의 혁신학교라는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고, 공약인 자사고 폐지를 이행하려다 더 큰 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교총은 “자사고 폐지에만 정책방향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현행 자사고 제도가 갖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자사고만 폐지하면 일반고의 위기가 자연히 해소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해서는 안 되고 일반고가 실질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과 교육과정 자율성 부여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자사고는 정부 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학교유형으로 해당 학교장이나 학생, 학부모, 교원이 비판을 받거나 책임져야 할 대상이 아님에도 교육감이 나서 자사고 폐지,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는 것은 근본적 문제해결 방법이 아니다”라며 “자사고와 일반고가 윈-윈해 상향식 평준화로 교육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위기의 일반고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마련과 자사고의 비싼 등록금을 개선하는 특단의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자사고는 재단의 재정자립도 등 엄격한 지정 심사가 필요한 가운데 등록금을 대폭 낮춰 서민층 자녀도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