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지루성피부염 환자 여름수칙

2014-07-15 17:25
- 김세윤 우보한의원장

김세윤 우보한의원장


여름이 무섭다.

낮 기온은 연일 30도를 웃돌고 전국의 자외선지수도 경고 수준을 넘어섰다. 이같은 날씨는 피부를 짓무르게 하고 면역기능을 약화시켜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시킨다. 특히 주의해야할 것은 ‘지루성피부염’이다.

지루성피부염이란 만성습진의 일종이다. 염증과 함께 홍반, 구진성 발진, 인설 등이 피부에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피지선이 발달한 두피·안면부·귀·가슴·서혜부 등에 주로 생긴다. 두피에 발생하면 지루성두피염으로 발전,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지루성피부염은 특히 여름철에 더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2012년 지루성피부염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2월에 7만942명의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한 반면 7월에는 10만2000명, 8월에는 10만9000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환자 섭생과 관계 깊다. 무더위로 생리기능과 체력, 면역기능이 저하되면 증상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 피지는 내과적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한의학의 약식동원(藥食同原 : 약과 음식은 같다)의 관점에서 음식은 건강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특히 지루성피부염환자의 경우, 육류와 고지방식품은 과잉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들 식품은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줘 피지분비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체내활성산소의 생성을 늘린다.

증가한 활성산소는 다시 불포화지방과 결합해 과산화지질(피부유해물질)로 변하게 된다. 이 물질은 피부장벽과 섬유세포를 손상시켜 피부노화를 가속화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그 결과 지루성피부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색소침착, 혈관손상, 궤양 등 건강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약이 되는 음식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 곡류 등이다. 이들 식품은 항산화성분과 생리활성물질 이 풍부해 체내활성산소를 줄이고 ‘습담’(몸 속 노폐물) 배출을 도와 피부염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밀·메밀·보리 등은 한약재로도 이용된다. 과거부터 소화기를 튼튼하게 하고 열독을 풀어주는 효능으로 다양한 질병 치료에 적용돼 왔다.

운동 방법도 달라야 한다. 땀이 많이 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운동법은 물론 강도와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땀이 많아 피부가 축축해지면 공기 중 먼지와 세균의 흡착률이 커지게 돼 환부를 자극한다. 세균 번식도 쉬워진다.

무엇보다 한의학적으로 과도한 운동은 상열감이라 해서 체온의 균형을 무너트려 흉부와 안면부에 열을 집중시킬 수 있다. 정체된 열감은 열독은 물론 기혈순환을 방해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지루성피부염 환자의 여름철 운동은 달리기보다는 걷기, 실외보다는 실내운동이 좋다. 되도록 저강도 운동을 규칙적이고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시간은 30~40분이 적당하다.

특히 스트레칭과 복식호흡을 추천한다. 스트레칭은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높여 지루성피부염 완화 효과가 있다.

복식호흡은 횡격막의 미주신경을 촉진해 혈압과 심박동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양질의 수면도 지루성피부염 환자에게 중요한 문제다. 수면시간이 부족해지면 호르몬 분비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세포의 재생력도 떨어진다. 피부의 영양공급은 적어지고 노폐물의 배출기능도 약화된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의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건강해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루성피부염 역시 수면질이 떨어질 경우 피부재생 기능에 문제를 줄 수 있다.

최소 8시간 이상 수면시간이 유지돼야 렘수면과 논렘수면이 균형을 이뤄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여름철엔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새벽 1시~3시까지는 축시(丑時)라 해서 오장육부 중 간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숙면을 취해야 정기가 강해지며 건강과 활력이 유지될 수 있다.

열대야나 불면증 때문에 수면에 문제가 있다면 따뜻한 우유나 바나나, 상추 등을 소량 섭취하는 것도 좋다. 이들 식품에는 숙면을 도와주는 ‘트립토판’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