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김명수 임명 안할 듯...'정성근 거취' 고심…최종 선택은

2014-07-13 19:03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자질 논란에 휩싸인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은 가운데 이르면 15일께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별다른 일정 없이 이들에 대한 임명 문제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정종섭 안전행정, 김명수 교육, 정성근 문화체육관광 등 장관 후보 3명에 대한 보고서 채택 시한이 14일까지여서 박 대통령은 다음날인 15일부터 10일 이내에 국회에 다시 보고서 송부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세 후보에 대한 보고서가 야당의 거센 반대로 채택 가능성이 희박한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은 14일까지 이들의 거취를 고민한 뒤 재요청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14일 다시 국회에 이들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10일 이내에 송부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이때 일부 후보자는 청문보고서 송부 요청 대상 또는 장관 임명장 수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이 늦어도 이번주를 넘기지는 않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야당의 요구대로 3명의 후보자를 포기할 경우 총리 후보 연쇄낙마에 이어 다시 재연된 '인사실패'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고, 국정운영 공백 지속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논문표절 등 30여건이 넘는 의혹에다 청문회를 거치며 오히려 자질 논란이 더해진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권 내부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강한 만큼 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지는 않을게 확실시된다. 문창극·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처럼 자진 사퇴하는 경우도 예상되고 있다.

정종섭 후보자의 경우는 야당의 '비토'가 지나친 정치공세라는게 여권 내부의 대체적인 판단이어서 임명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성근 후보자의 경우 음주운전 외에 인사청문회에서 위증 의혹에 정회 도중 '폭탄주 회식' 논란 등이 추가로 불거진 상태다. 게다가 야당은 정 후보자의 자녀들의 불법비자 발급 의혹까지 제기하며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임명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성근 후보자 임명에 대해 "월요일(14일)에 동료 의원과 야당 의원 말을 조금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이 문제는 대통령의 판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해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정 후보자에 대한 논란과 당의 입장, 여론 등이 모두 보고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박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 보내는 보고서 재송부 요청이 다분히 '요식절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은 고민의 시간을 더 벌기 위해 이들 세 후보 모두에 대해 재송부 요청을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