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7·30 재보선 최대 격전지 ‘동작을’ 탈환 빨간불…왜?
2014-07-11 15:32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범야권의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탈환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7·30 재·보선 후보자 등록일 마지막 날인 11일 공개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지지율이 새정치연합 기동민·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지지율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일보가 지난 9∼10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코리아’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 나 후보는 야권에서 어느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오더라도 5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 예상한 ‘야권분열=필패’와는 다소 다른 결과다. 여기에는 기 후보와 노 후보가 야권연대를 이룰 경우 나 후보와 접전을 펼칠 것이란 셈법이 깔렸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야권단일화를 하더라도 동작을 탈환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 나타난 2040세대의 지지율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2040세대 VS 5060세대’의 대결이 본격화되면서 젊은 층은 야권, 고령층은 여권을 지지하는 것이 하나의 선거 문법이 됐다.
이번 조사에선 정반대 현상이 빚어졌다. 2040세대에서 나 후보는 41.1~46.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기 후보는 18.1~35.5%, 정의당 노 후보는 12.2~22.0%의 지지율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제1야당의 후보인 기 후보는 나 후보(44.2~45.5%)와의 양자 대결에서 집계된 2040세대 지지율이 42.2~47.4%로 집계됐다. 제1야당의 후보가 2040세대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진두지휘한 공천 파동과 무관치 않다는 게 야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신주류 지도부의 ‘기동민 전략공천’ 파문만 없었어도 우리가 이기는 선거”라며 “공천 잡음에 따른 지지층 이탈 현상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당 지도부의 측근 심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확산되자 ‘나경원 카드’로를 들고 나온 새누리당의 인물론 전략이 적중했다는 얘기다.
6·4 지방선거 직후 야권 관계자들과 평론가들은 동작을 지역을 수도권 야풍(야권 바람)의 진원지로 꼽았다.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현상을 일으킨 박 시장의 바람과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극이 맞물릴 경우 서울지역 중도층이 다시 한 번 야권을 지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판이했다. 오히려 지난 18대 총선과 19대 총선 당시와 표심이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2008년 총선과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50.8%와 54.4%를 기록하며 44.0%와 41.5%에 그친 야권 후보인 이계안·정동영 후보를 각각 제쳤다.
범야권이 2040세대 등 젊은 층 표심 공략에 실패함에 따라 선거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전남 순천·곡성 지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9.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