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한국 휠체어농구, 사상 첫 8강 진출 쾌거!
2014-07-11 07:46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한국 휠체어농구대표팀이 사상 처음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한국 대표팀은 1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2라운드 E조 마지막 경기에서 ‘에이스’ 김동현(20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과 ‘마당쇠’ 김호용(20득점,8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이 40점을 합작하는 대활약을 펼친 데 힘입어 이란에 67대 6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 E조 3위로 8강 토너먼트에 처음 진출하게 됐다.
이탈리아 세미프로리그에 진출한 김동현을 앞세운 한국은 그간 최고 성적이 11위에 그쳤지만 12일 오후 6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F조 2위를 상대로 열리는 8강전에서 첫 4강 진출을 노린다.
선수도, 임원도, 가족도, 김장실 대회조직위원장도 경기 후 모두 서로 부둥켜안고 마음껏 울어버린 감격적인 역전드라마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 때 히딩크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한사현 감독의 막판 선수 교체 카드가 멋들어지게 들어맞은 경기이기도 했다.
1쿼터를 19대 13으로 앞서며 순조로운 출발을 해 낙승이 예상됐던 한국은 최근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았던 이란에 2쿼터에서 역전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란에 높이에서 뒤진 데다 잦은 패스미스와 슛 난조를 보이며 26대33, 8점차로 전반전을 마쳤다.
한국은 3쿼터를 30대 42로 크게 뒤진 채 끝냈을 때만 해도 우왕좌왕하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자 한국은 팀내 ‘박지성’에 해당한다는 주장 김영무를 4쿼터 시작과 함께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4쿼터 한 때 15점차까지 벌어져 패색이 짙었던 상황. 김영무가 분위기를 다독이며 안정된 수비 조직력을 이끌자 집중력이 되살아난 한국은 김동현, 김호용, 조승현, 오동석 등이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경기 종료 2분 24초를 남기고 김호용의 외곽슛으로 61대64, 3점차로 따라붙은 한국은 곧이어 김동현의 속공으로 63대 64, 한 점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어 경기 종료 44초전 이란 선수가 공격 때 휠체어바퀴를 2차례 돌리는 워킹 바이얼레이션 오펜스 파울을 범해 얻은 찬스에서 조승현의 침착한 2점슛으로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뒤이어 이란의 마지막 반격 기회에 김영무가 잽싸게 가로챈 볼을 패스받은 김호용이 침착하게 림에 꽂아 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호용은 4쿼터에만 혼자 16득점을 쓸어 담으며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 이란은 경기 종료 5분 56초전 얻은 2득점이 이날 경기의 마지막 득점이었다.
경기 후 한 감독은 “중요한 경기이다 보니 선수들이 지나치게 긴장해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했다”며 “4쿼터 시작 때 선수들에게 ‘승부는 져도 좋으니 앞으로 후회 없도록 아낌없이 모든 것을 집중해 쏟아 붓자’고 당부했는데 극적으로 역전 드라마를 쓰게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동현은 “한 마디로 ‘꿀 맛’ 같고,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고 “내친 김에 스페인전에서 꺾인 우리 팀 분위기를 다잡아 앞으로도 새 역사를 써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4쿼터에 ‘조커’로 투입된 김영무는 배짱이 좋아 큰 경기에 강한 선수. 군 입대 직전 교통사고를 당해 국립재활병원에서 재활에 몰두할 때 한 감독을 만나 농구 코트를 처음 밟았다. 힘과 패스 감각이 탁월한 편이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화합시켜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장기도 갖고 있다. 딸 아들 쌍둥이 아빠로 서울 시청 소속.
경기 후 김장실 조직위원장은 선수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격려하는 자리에서 “선수들이 이란 전에서 높이 등 체력적으로 불리한 데도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불굴의 투지를 보여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욱일승천하는 이 여세를 몰아 남은 경기에서도 멋진 경기로 최고의 성적을 달성해보자”고 말했다.
'희망, 열정 그리고 도전(Hope, Passion and Challenge)'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 기간 중에는 세계휠체어농구연맹에 가맹된 91개국 대표가 참가하는 세계총회도 함께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