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사기 당한 중국 '괴짜부자' 천광뱌오?
2014-07-09 10:07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얼마 전 뉴욕 노숙자들에게 공짜 점심을 제공해 화제를 모은 중국의 괴짜부자 천광뱌오(陳光標)가 사기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 9일 보도에 따르면 앞서 천광뱌오 장쑤황푸(江蘇黃浦) 재생자원이용유한공사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자선행사를 개최할 당시 유엔의 파트너를 사칭한 ‘중국-글로벌 협력 기금회’라는 이름의 조직으로부터 유엔이 선정한 ‘세계 최고 자선가’라는 칭호와 함께 증서를 수여받았다.
천 회장은 유엔으로부터 수여받은 이 증서를 공개하며 세계 최고 자선가임을 자랑했다. 증서에는 "유엔(United Nation)의 지지 하에 중국 도덕의 롤 모델이자 최고 자선가인 천광뱌오에게 세계 평화 친선대사의 호칭을 부여한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천광뱌오 회장은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천 회장은 얼마 전 중국 글로벌협력기금회라는 단체가 먼저 찾아와 3만 달러를 협찬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영어를 잘 몰라 이들이 수여한 증서가 거짓임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중국-글로벌 협력기금회라는 단체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글로벌협력기금회 공식 웹사이트에는 ‘이 기금회는 유엔의 새천년 밀레니엄 프로그램 파트너로 중국 기업과 유엔 간 협력을 촉진하고 중국 기업으 지명도를 높이는 한편 유엔의 기부금 증대를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또한 웹사이트에 있는 유엔 로고를 클릭하면 유엔협력사무국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앞서 천 회장은 지난달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에 실은 전면 광고를 통해 1000명의 노숙자에게 각각 식사와 현금 300달러를 선물하겠다고 밝힌 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레스토랑에서 노숙자 250명에게 공짜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다만 노숙자들에게 300달러를 주는 대신 뉴욕의 노숙자 구호단체에 9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계획을 변경해 일부 손님들이 실망한 바 있다.
천광뱌오 회장은 주로 건축자재재활용 사업으로 50억 위안(약 81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재산을 모은 부호로 활발한 자선사업을 벌여 명성을 얻었다. 지금까지 총 26억 위안(약 4300억 원)을 자선사업에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이와 함께 기괴한 언행과 함께 여론몰이에 능한 사기꾼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윈난성 지진 발생 때도 지진피해 현장을 방문해 10만 위안어치 현금다발 330개 뭉치를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아놓고 주민들에게 돌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얼마 전엔 "뉴욕타임스를 1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