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고, 습기에 부패"…상반기 손상화폐, 약 17억원 교환됐다
2014-07-08 12: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 전남의 A업체는 회사 운영자금을 보관해오다 화재로 불에 타고 남은 5만원권 1억2700만원어치를 포함한 총 1억3600만원의 은행권을 교환했다.
# 인천의 정모씨는 비상금을 전자레인지에 넣어 두었다가 이를 잊고 작동하다 불에 타고 남은 140여 만원을, 제주의 진모씨는 장판 밑에 보관하다 습기로 부패한 5만원권 140여 만원을 각각 은행권으로 교환했다.
# 전남의 모 사찰에서는 관광객이 연못, 돌탑 등에 던져 놓은 주화 475만원을 수거해 이를 교환했다.
8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은의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들어온 손상화폐는 총 16억9100만원을 기록했다. 전기에 비해 19.2%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은행권은 8억2100만원, 주화는 8억7100만원이 교환됐다. 장수 기준으로는 각각 5만장과 768만7000개였다.
손상 사유 1순위는 화재로 인한 소손으로 4억2100만원을 기록했다. 건수로는 644건이었다.
습기 및 장판 밑 눌림 등에 의한 부패가 2억9800만원(1005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칼질 등에 의한 세편도 5300만원(516건)으로 조사됐다.
손상주화는 100원화가 4억3800만원으로 전체 교환 주화의 50.3%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500원화 3억7100만원(42.6%), 50원화 4500만원(5.1%), 10원화 1700만원(1.9%)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은은 은행권의 일부가 훼손된 경우에 남은 면적이 3/4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3/4 미만∼2/5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해 준다. 올해 상반기 한은 교환창구에 제시된 은행권도 8억8100만원이었지만, 이 중 6000만원(6.8%)이 반액 또는 무효판정을 받았다.
한편 상반기 중 한은에 들어온 화폐 중 손상이 심해 폐기한 화폐(주화 포함) 총 1조3620억원으로 전기대비 15.5% 증가했다. 폐기액은 지난 2012년 상반기 9152억원에서 하반기 9207억원, 2013년 상반기 10만347억원, 하반기 1만1792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이번에 폐기된 화폐를 새로운 화폐로 대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264억원에 달한다.
정상덕 한은 발권기획팀장은 "지난 2006년 5000권에 이어 2007년 1000원권과 1만원권 신권이 발행됐는데, 이 때 나온 화폐의 평균 유통수명이 다하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폐기 화폐규모는 4~5년 이상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