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교체 상장사 주의보… 거래정지 속출

2014-07-07 15:59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최고경영자(CEO)를 갑자기 바꾼 상장사가 주식거래를 정지당하거나 증시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리는 사례가 번번이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올해 들어 전월 말까지 2차례 이상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제출한 회사는 총 17곳이며, 이 가운데 태창파로스와 에이제이에스, 디지텍시스템스 3곳은 현재 거래가 정지돼 있다.

외식업 가맹사업을 하는 태창파로스는 3월 31일 김찬규 단독대표에서 김찬규· 변성연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후 나흘 만인 4월 4일 김찬규 단독대표 체제로 되돌아갔다. 변 전 대표는 같은 달 9일 단독대표 체제 변경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태창파로스는 김서기 이사에 대한 횡령(22억원) 혐의 발생으로 이날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이 회사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실시할지 검토하고 있다.

태창파로스는 2013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냈다. 이 회사는 1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4억원, 5억원을 기록했다. 

배관자재업체 에이제이에스와 컴퓨터부품업체 디지텍시스템스는 모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거래소는 두 회사에 대해 나란히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에이제이에스는 상반기에만 대표이사를 2차례 교체했다. 이 회사 대표는 1월 24일 김수일씨에서 경대현씨로 변경됐지만 경씨는 3월 28일 사임했다. 이상헌씨가 4월 4일자로 새 대표에 올랐다.

에이제이에스는 1월 16일 김 전 대표를 비롯한 임원에 대해 횡령·배임(26억원) 혐의가 발생했다. 2013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거래소는 에이제이에스에서 제출한 상폐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18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결론은 이달 안에 나올 전망이다.

디지텍시스템스는 1월 9일 정희군 대표 후임으로 김영국씨를 선임했다. 3월 20일 김영국씨와 공동 대표로 선임된 성영철씨는 4월 11일 사임했다. 디지텍시스템스는 3월 말 감사인으로부터 거절 의견을 받았다. 거래소도 이를 이유로 상폐 결정을 내렸다. 회사는 4월 7일 이의신청서 제출했으며, 이달 말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됐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상폐 사유가 발생한 기업 39개사 가운데 21개사는 대표가, 23개사는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대주주나 대표이사 변동이 잦은 상장사는 경영이 불안해지기 쉽다"며 "횡령·배임이 잦은 점에서도 취약한 내부통제가 드러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