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이들에게 사랑 전하는 ‘컴패션’

2014-07-09 11:24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2014년 대한민국은 ‘의리’를 외치며 내가 가진 것을 상대와 나누는 열기가 뜨겁다.

2013년 통계청이 발간한 '국내나눔실태 2013'에 자료에 따르면 10명 중 1~2명은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참여 분야도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에서부터 환경보전·범죄예방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의 손과 발, 목소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Compassion)의 자원봉사자들이다.
 

한국컴패션 일반인 홍보대사 VOC가 지인들을 초청해 컴패션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한국컴패션 제공]



◆ 컴패션, 전세계 어린이 양육 지원
1952년 한국의 전쟁고아를 돕기 위해 시작된 컴패션은 1993년까지 41년 동안 10만명 이상의 한국 어린이들을 양육했다.

한국컴패션은 한국이 가난했던 시절 전 세계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되갚기 위해 2003년 컴패션 후원국으로 설립됐다. 받은 사랑을 전하기 위해 컴패션 후원자들은 자발적으로 어린이들을 돕는 등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에는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배우 차인표와 회사원 6명이 모여 '컴패션밴드'를 결성해 어린이들을 위해 노래와 춤으로 함께했다. 같은 해 컴패션 봉사자들은 후원자와 어린이가 주고받는 편지를 번역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2008년에는 가난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후원자들이 결정한 일반인 홍보대사 'VOC(Voice of Compassion)'가 활동에 들어갔다. VOC는 컴패션을 통해 더 많은 어린이들이 후원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듬해에는 청소년 홍보대사 'YVOC(Youth Voice of Compassion)'가 만들어져 컴패션의 가치를 전했다.

현재 한국컴패션에는 남녀노소를 불만하고 각계 각층의 다양한 자원봉사자들 약 2500명이 활동하고 있다.

◆ 어린이 사랑 노래하는 '컴패션밴드'

컴패션밴드는 가난때문에 꿈을 잃은 어린이들을 위해 노래하는 100% 자원봉사 모임이다. 2006년 춤과 공연을 통해 어린이 사랑을 표현하고자 차인표 후원자와 6명의 회사원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했다.

현재는 공연과 관련된 재능을 가진 사람들 80여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공연과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나눈다.

리더 심태윤을 비롯해 차인표·송은이·황보·제아(브라운아이드걸스)·주영훈·김태형·나오미·윤시윤·한그루·김수연(전 버블시스터즈)·박시은·엄지원·예지원·유선·이윤미·장민호·전익령·강경헌 등의 연예인과 무용가와 미술가, 회사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컴패션밴드 멤버들이 2013년 12월 발매한 두 번째 앨범 ‘그의 열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국컴패션 제공]


컴패션밴드는 지난해 2집 앨범 '그의 열매'를 발매했다. 도움을 받던 나라였던 한국이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감사의 마음을 토대로 제작된 한국컴패션 설립 10주년을 기념한 헌정앨범이다. 앨범 수익금 전액은 한국컴패션에 기부돼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컴패션밴드는 2집 앨범을 통해 더 많은 어린이들을 후원자를 만나 가난을 이겨내고 꿈꿀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앞서 2009년 발매된 1집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 활동을 통해서는 2만50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후원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왔다.

2007년부터 컴패션밴드 리더를 맡고 있는 심태윤은 "한 어린이를 돕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 보여주고, 많은 분들이 이 좋은 일에 동참해 함께 행복해지자는 것이 우리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 어린이 사랑으로 뭉친 일반인 홍보대사 ‘VOC’

VOC는 가난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되어 그들을 대변하고 컴패션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일반인 후원자다.

대학생부터 직장인, 주부까지 다양한 나이와 직업의 사람들이 활동한다. 한국컴패션에는 서울, 부산 등 100여명의 일반인 홍보대사가 어린이를 향한 사랑을 전한다.

VOC는 정기모임을 통해 어린이를 전인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컴패션의 활동과 철학 등을 배우고, 본인 삶의 영역에서 컴패션을 알리는 메신저가 된다.

최근 서울에서 활동하는 VOC들은 컴패션이 주최한 '컴패션에서 놀자'에 자발적으로 참여, 지인을 초청해 컴패션을 소개하고 어린이 후원의 중요성을 전달했다. 

어린이들의 대변자로 나선 VOC들은 전문가와 다름 없는 실력과 열정으로 어린이 양육의 가치를 전했다. 또 직접 지인들을 초청해 컴패션을 소개하는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기도 한다.

VOC를 통해 지금까지 15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후원자를 만나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후원 활동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뤄진다. 서울 VOC로 활동하던 이은주 후원자는 대전으로 발령이 난 후 대전 지역에서 컴패션 후원자 모임을 일으켰다. 그는 "어린이를 후원하는 기쁨을 함께 나누며 삶 또한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컴패션 청소년 홍보대사 YVOC들이 공연을 통해 어린이 사랑을 전하고 있다. [사진=한국컴패션 제공]


◆ 함께 성장하는 청소년 홍보대사 ‘YVOC’

한국컴패션의 청소년 홍보대사 YVOC는 가난으로 아픔을 겪는 어린이들의 실상을 주변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YVOC는 가난에 대한 교육과 리더십 교육을 받고, 수혜국을 방문하는 컴패션 비전트립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컴패션의 양육을 경험한다. 또 어린이들이 후원자를 만나 사랑으로 양육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나눔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을 배우며 청년 리더로 성장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해 YVOC 활동이 끝난 후에도 청소년을 위한 멘토로 돌아와 YVOC의 성장을 돕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YVOC는 2013년 5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음원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컴패션이 YVOC를 대상으로 한 '컴패션 알리기 아이디어 대회'에서 YVOC로 활동하던 청소년 8명이 후원어린이를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작사와 작곡, 랩까지 소화한 8명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노래를 듣고 가난하고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들은 컴패션 알리기 아이디어 대회에서 1등을 수상했다.

공연을 본 관객의 반응도 뜨거웠다. 학생들의 노래를 들은 컴패션 후원자 성지훈 음악감독은 음원 제작을 돕겠다고 나섰다. 대학에서 보컬 강의를 하는 조은영 씨는 학생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맡았다.

컴패션 후원자의 재능기부를 통해 학생들은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 정식으로 'YVOC ONE ACT SONG' 음원을 발표했다. 음원 수익금 전액은 한국컴패션에 기부돼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된다.

가사를 만든 송여경 양은 "단순히 마음으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컴패션의 컴패션메이트 행사에서 편지번역메이트로 활동 중인 자원봉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컴패션 제공]


◆ 컴패션과 함께 걷는 자원봉사자 ‘컴패션메이트’

"컴패션은 저에게 봉사라는 개념을 바꿔주었습니다. 예전에는 봉사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을 주고 정신적 만족감이라는 큰 대가를 받는 서로 간의 나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2013년 2월 '이달의 번역메이트'로 선정된 이은지 씨 소감)

컴패션에서 자원봉사자란 단순히 '기관에 찾아와 봉사하는 사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에 컴패션은 '친구'라는 의미를 가진 '메이트'를 자원봉사자를 지칭하는 공식 명칭으로 사용한다. 전세계 가난한 어린이들을 돕는데 컴패션과 메이트는 친구처럼, 가족처럼 함께 걸어가는 사이라는 뜻이다.

후원자는 어린이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어린이들이 가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응원을 전해주게 된다. 이 때 영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주는 편지 번역 메이트들이 큰 역할을 한다.

컴패션의 비전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재능과 시간, 열정을 나누는 수많은 번역메이트들은 후원자와 어린이간의 사랑의 통로가 되고 있다.

한국컴패션에 도착하는 편지는 매주 약 1만통. 이 가운데 5000통은 자원봉사자인 컴패션 편지번역메이트에 의해 번역되고 있다. 현재 편지번역메이트로 활동하고 있는 봉사자는 2300명이 넘는다.

컴패션은 한 어린이가 자립 가능한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을 이어나간다.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후원자와 어린이가 1:1 결연 관계를 유지하며 가족과 같은 관계가 된다.

이때 어린이와 후원자가 친밀하고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편지가 큰 역할을 한다. 편지번역메이트는 후원자와 어린이가 주고 받는 편지를 번역하며 후원자와 어린이간의 돈독한 관계를 돕는다.

알아보기 어려운 필체의 편지 등 여러 편지를 번역하고, 다른 번역메이트의 활동을 지원하는 편지번역메이트 가운데 매달 ‘이달의 메이트’가 선정된다. 많은 편지를 접하고 후원자와 어린이의 사랑을 함께 경험한 그들의 소감은 절절하다.

"편지지 4장에 빽빽이 채워진 육필체 편지를 보며 처음에는 자포자기, 무념무상으로 번역에 임했지요. 하지만 편지를 읽어나가며 점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가족의 병과 죽음 등 수많은 고난 속에서도 아이는 긍정과 기도를 잃지 않고, 후원자님께 오히려 응원의 말을 전하더군요."(2014년 1월 '이달의 메이트' 하진명 씨)

"메이트 활동을 하면서 얼마 안 되는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가장 큰 것은 ‘감사’를 자주 생각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2013년 7월 ‘이달의 메이트’ 홍강표 씨)

컴패션에서는 번역뿐 아니라 사무업무, 행사 등의 분야에서 메이트로 활동할 수 있다. 또 디자인, 사진, 영상 등 전문 분야의 재능 기부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