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대한조선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조선업계에 미칠 파장이 어느정도일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한조선의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법정관리의 이유가 경영과 무관한 우발채무인 만큼 실질적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업계가 받을 이미지 훼손은 우려스럽다는 설명이다.

2일 조선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대한조선의 이번 법정관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조선 법정관리 왜?

법정관리의 결정적인 이유는 계열사인 대한쉬핑으로부터 떠안은 약 600억원에 달하는 보증 우발채무가 이유다. 대주그룹 소속이던 당시 대한조선의 해운 계열사인 대한쉬핑이 홍콩소재 기업인 골드빔으로부터 빌린 배 2척을 돌려주면서 사태는 시작됐다.

대한쉬핑은 2008년 리먼사태로 경영이 악화되자 계약 마감 이전에 선박을 돌려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골드빔측은 용선료와 계약기간 만료일까지의 용선료 차익 등을 영국법원에 손해배상청구했고, 법원은 골드빔 측 손을 들어주면서 약 600억원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당시 대한조선과 대한쉬핑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던 오이수씨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보증에 나서면서 결국 배상금을 대한조선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 상황이다.

현재 대한조선은 60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다. 채권단과 회사는 강제 채무조정에 나서기위해 이번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강제 채무조정에 돌입할 경우 골드빔측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0%가 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조선 경영정상화 ‘문제 없다’, 이미지 훼손은 ‘우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한조선의 경영정상화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영이 개선되는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발생했고, 빠른 정리를 위해 회사와 채권단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산은측은 “대한조선의 경우 현재 높은 선가를 받고 있고, 대우조선의 지원 등으로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해외 선주사들은 대한조선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내실을 다져온 상황인 만큼 경영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패스트트랙을 통해 올해 안으로 회생절차를 졸업하고, 이후 기업 정상화를 위해 적극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대한조선의 법정관리로 조선업계가 받은 충격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한조선의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조선소인 만큼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중소 조선소들의 줄도산 등 홍역을 치뤘던 만큼 이번 법정관리 이슈로 업계가 받을 이미지 훼손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