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CNI 여파는 어디로…국내 SI 업계 ‘긴장 속 주시’
2014-06-30 13:45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위기까지 거론되던 동부CNI 유동성 위기가 동부그룹과 채권단의 지원으로 최악의 위기는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오는 7월 만기도래하는 500억 원의 회사채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이 미흡해 업계의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동부CNI에서 시작된 부정적인 여파가 국내 SI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긴급 자금 수혈, 법정관리 피하나
법정관리까지 거론됐던 동부CNI 사태는 동부그룹과 채권단이 진화에 나서며 최악의 사태는 간신히 면한 상태다.
무엇보다 동부CNI는 동부제철(14.02%)과 동부하이텍(12.43%), 동부건설(22.01%), 동부팜한농(36.8%) 등 주요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사실상의 그룹해체 수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30일 동부CNI 측이 자체 자금 보유분과 계열사 지원을 동원해 400억 원을 마련하고 산업은행이 이미 인수한 회사채 100억 원의 차환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긴급 자금 수혈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CNI가 안산공장 등을 담보로 한 추가 대출과 일부 IT 사업부문의 매각 등을 추진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다만, 동부제철 채권단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 아닌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등 동부그룹 사태가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고 있어 동부CNI 역시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위기는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고질적 ‘내부일감’ 논란, 다시 수면위로
동부CNI 사태로 인한 여파가 국내 SI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IT 사업부문에서 약 35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동부CNI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 이른바 빅3가 이끌고 있는 국내 SI 업계에서 10위권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동부CNI의 위기가 SI 업계 전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우선 동부CNI의 경우 IBM과 HP 등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유통사업 매출로 약 1435억 원을 기록하는 등 IT 유통사업의 비중이 높다. 따라서 점차 아웃소싱 및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는 국내 SI 업계의 흐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동부CNI의 IT 아웃소싱 서비스 역시 그룹 제조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구조조정에 따른 그룹사 이탈 및 매출 감소가 SI 업계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빅3로 대변되는 국내 SI 기업들의 고질적인 문제점, 즉 그룹 계열사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는 점은 업계 차원의 부담이다. 동부CNI의 경우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의 약 49%가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했는데 이 부분은 삼성SDS(71.4%), LG CNS(42.1%), SK C&C(49.5%) 등 주요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국내 전문가는 “동부CNI에서 시작된 파장이 국내 SI 업계 전반을 뒤흔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이른바 ‘내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경우 동부CNI뿐 아니라 주요 SI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한계인 만큼 산업 전반의 성장을 위해서도 수익 모델의 다각화가 시급히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