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리-룩셈부르크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개설
2014-06-30 14:52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 중인 중국 인민은행이 유럽 위안화 ‘허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파리와 룩셈부르크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프랑스와 룩셈부르크의 중앙은행들 또한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설립을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MOU)를 중국인민은행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인민은행은 파리와 룩셈부르크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설치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의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 전체 무역액에서 위안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분기 14%에서 올 1분기에는 18%로 늘어났다.
이같은 글로벌 위안화 시장의 빠른 확장세 속에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시드니 등 다른 국가들 또한 국제 위안화 거래에서 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위안화 결제기구 설치에 노력하고 있다.
이번 결정을 통해 중국은 최소 유럽 4개국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설치하게 됐다.
앞서 지난 18일 인민은행은 중국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중국건설은행을 영국 런던의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했다. 이는 유럽에 설치된 최초의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다.
또 지난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독일 방문 당시 양국은 프랑크푸르트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둔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내달 5~8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추가 후속조치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 설치되면 현지에서 위안화 결제대금의 청산이 가능해져 위안화 거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중국 본토 외환시장과 직접 연계돼 현지에 위안화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WSJ는 위안화를 해외에서 더욱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허용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위안화 수요를 늘리고 달러화의 국내 유입을 줄이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국제 시장에서 위안화로 결제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중국 당국이 위안화 거래 통제를 완화하면 할수록 거래 비중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이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