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5일 소설과 김훈과 동대문 성곽 마을돌이 행사 치러
2014-06-26 11:53
동대문 성곽주변 마을의 역사와 애환 전달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서울 종로구 동대문성곽공원에서 25일 소설가 김훈과 함께하는 성곽마을돌이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오후 4시부터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3시간 동안 이어졌다. 사전투어 코스는 동대문 성곽공원을 출발해 창신동과 이화동을 거쳐 장수마을에 도착하는 것으로 이뤄졌다.
행사 참여자들은 시 안내원의 설명을 들은 후 동대문 성곽 길을 따라 올라가 첫 번째 목적지인 창신동 언덕에 도착했다.
창신동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성곽 위에서 김종임(54 종로구 창신동) 제봉사가 말을 꺼냈다. 자신은 이곳에서 40년을 거주했다며 성곽을 보면 삶이 그대로 묻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신동 라디오 방송국의 조은형 씨가 “이곳은 골목이 좁아 이동수단으로 오토바이를 많이 볼 수 있다”며 “네트워크 모임으로 주민생활 복지에 관심이 생긴 후 도서관 등 많은 편의 시설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창신동 굴다리를 지나 두 번째 목적지인 이화동을 향했다.
창신동 굴다리를 지나오는 골목길마다 생활환경은 다소 열악해 보였지만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최홍규 작가는 “돈이 되는 사업자체가 아니라 이화마을만의 특화상품을 만들고 싶다”며 “이화마을의 벽화는 일부일 뿐이고 김치축제 등 생활자체가 박물관이 된다”고 강조했다.
골목길을 지나는 동안 중국인 관광객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고 학원차량도 빈번히 지나다녔다.
사람들은 이화마을을 지나 마지막 목적지인 장수마을을 향했다. 장수마을은 재계발이 아니라 주민참여 재생사업을 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후 이곳 거주자들은 직업 특성상 낮에 주무시는 분들이 많아 특별히 조용히 지나갈 것을 당부했다.
장수마을은 목공일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았고 쓰레기장으로 활용되던 마을 공간이 거주자 우선 주차장 및 쉼터로 바뀐 모습도 확인됐다.
박학룡 대표는 “삼선4구역 장수마을은 2008년부터 주민 워크숍을 통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논의했다”며 “이곳은 단순히 재계발예정구역이 아니라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순환임대주택이나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사전행사의 공식 일정은 끝나고 도성마당에서 성북구 섹스폰 동아리의 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이 끝난 후 소설가 김훈 씨는 이곳 성곽주변과 얽힌 자신의 인생사를 펼쳐놓기 시작했다.
그는 “50년대 말부터 60년대 까지 이곳에서 살았다”며 “당시는 마을에 화장실이 없어 성곽의 돌에다 대소변을 봤다”고 어린시절을 회고했다.
이어 마을이야기로 넘어가 “서울은 만인의 타향인데 이곳은 객지에서 오신 분들이 새롭게 고향으로 탈바꿈 시켰다”며 “이런 공동체의식은 소중하지만 사실 허약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훈 씨의 강연이 끝난 후 동네 주민들이 마련한 음식과 함께 잔치가 펼쳐지고 성곽마을돌이 공식행사는 마쳤다.
서울시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성곽마을돌이 행사를 매달 한 번 열 계획이다.
한편, 동대문 성곽주변 창신동 일대는 2007년 4월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다가 6년 반 만인 지난해 9월 주민 동의를 거쳐 뉴타운 지구가 해제된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