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시험·인증 따로 노는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
2014-06-25 14:40
이들은 전문성을 담보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전기제품 등에 시험을 진행하는 대표격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최근 3400여건의 부실 시험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증마저도 제 멋대로 부여하면서 시험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은 물론 공신력을 잃었다.
앞서 정부는 60여 일에 걸쳐 6개 국가공인시험기관의 시험검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280개 품목의 시험검사업무에 중점을 두면서 이들 기관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부실한 시험검사업무가 여전히 만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별로 보면 전기용품의 경우 전원 작동 후 일정시간 동안 제품의 온도상승 시험을 한 뒤 결과를 온도기록지에 기록해야 하지만 동일한 온도기록지를 복사해 다른 제품에 재사용 하는 등 부실한 과정이 적발됐다.
섬유제품에서 pH농도측정 시 2차례의 유효값의 평균을 기록해야 하지만 1회만 실시하거나 임의로 측정값을 산출해 통과한 경우도 있었다. 앞서 지난달 29일엔 가스안전업무를 위탁운영하는 민간검사기관이 63곳 중 42곳이 부실검사를 벌이다가 산업부 감사에 단속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들 기관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시험원 자격기준에 미달하는 연구원을 시험 검사에 투입하기도 했다. 시험기록지와 발급된 시험성적서 데이터 값을 다르게 기록(A사 201건, B사41건, C사 5건)하거나, 별도의 검토회의 없이 품질인증(K마크, Q마크)을 부여하기도 했다.
국가의 시험인증기관이 총체적인 부실로 얼룩졌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검사과정 조차에서도 허술하기 그지없는 이들 기관이 인증과정에 있어서도 제 멋대로 부여한 셈이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부실 판정된 업무에 대해 업무정지 조치를 취할 거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이들 기관과 시험 검사·인증 인재를 육성한다고 외치고 있다. 제 멋대로 시험과 인증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어떤 인재를 육성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