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간 신탁대출 디폴트 발생...불안감 고조
2014-06-25 13:19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그림자 금융'의 온상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업 간 신탁대출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가 발생해 시장 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매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홍콩 소재 중국계 의류업체인 '차이나팅(華鼎∙화팅)그룹'은 전날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자신들이 신탁대출을 해준 항저우(杭州) 소재 중더우(中都)그룹이 이자 만기일인 지난 23일까지 이자를 납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더우 그룹은 작년 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차이나팅 그룹으로부터 총 1억6000만 위안(약 262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더우 그룹이 이행하지 못한 이자의 규모나 대출조건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여파로 중더우 그룹이 운영하는 '중더우 쇼핑센터'는 지난 18일부터 운영이 중단됐고, 쇼핑몰 대표와 이사진들과의 연락도 두절된 상태다.
차이나팅 그룹의 이번 대출은 중국 닝보(寧波)은행과 교통은행을 통해 이뤄졌으며 이들 은행은 담보 경매 등 관련 법적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탁대출로 불리는 기업간 대출은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이 은행에서 대신 대출을 받아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더 높은 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일종의 고리대금업에 해당한다. 신탁대출 과정에서 은행들은 대출 기업과 차입 중소기업으로부터 수수료만 받을 뿐 은행의 대차대조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은행 바깥의 금융거래에 속하게 된다.
최근 중국내 기업간 신탁대출은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미상환 신탁대출은 전년동기대비 2063억 위안 증가했다. 또 상장기업이 신탁대출을 제공한 건수는 지난해 총 397건으로 전년대비 43% 늘었다.
중국 기업들은 여유자금을 재투자하기보다 신탁대출과 같은 고리대금업에 치중하고 있어 그림자 금융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은행들이 자금을 신탁대출로 위장시켜 대출 규제 한도를 맞추는 데 활용하고 있어 신탁대출 관련 위험성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앞서 4월 중순에도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에 위치한 '순톈(舜天)선박'이 현지 부동산개발업체에 신탁대출로 제공한 9000만원과 이자를 받지 못해 디폴트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