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 "일자리, 안전, 따뜻한 문화, 복지 시장 되겠다"
2014-06-26 14:01
아주경제 부산 이채열 기자 = 서병수 부산광영시장 당선인의 목표는 첫째도 일자리, 둘째도 일자리, 셋째도 일자리다. 일자리가 부족해 부산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 현재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다. 이에 서 당선인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사람들을 다시 부산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부산으로 사람이 몰리면 여러가지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당선 이후 그의 모든 행보는 일자리 창출에 맞춰져 있다. 국회를 방문해 손을 내밀고, 선거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게임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 대기업·해외기업을 찾아 협조도 요청하고 있다.
'다음 세대가 잘 사는 도시 부산'을 꿈꾸는 서병수 당선인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 민선 6기 부산시장 당선 소감은?
부산시장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감당해왔던 그 어떤 역할보다 막중한 자리다. 시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부산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이 결정되기 때문에 책임감이 크다.
▲ 민선 6기 부산시정의 주요 주력 사업은.
시장 직속으로 국가선도기술사업 수주전담팀을 구성하고 부산 주도의 특화 프로젝트를 기획해 연간 1조원(국비 8000억원, 시비 매칭펀드 2000억원)의 R&D 투자자금을 확보하겠다. 이같은 투자로 금융업·지식서비스업을 발전시키고, 지방세 수입도 늘려 재정을 튼튼히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문화·복지가 탄탄한 부산을 만들어 사람과 기업이 몰리는 도시로 만들겠다. 안전·복지·여성·교통·격차해소 등을 위한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 현재 부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문제의 시작은 일자리 부족다. 이는 청년층의 탈부산·저출산 1위·인구감소 1위·노령화 1위·노인복지비 지출 1위 등의 근원이다. 특히 청년 일자리가 너무 부족하다. 이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 멀지 않은 미래에 세수 부족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모든 사업을 추진할 때 일자리가 얼마나 만들어 질지 판단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포기할 생각이다.
▲ 관피아 등 행정 개혁을 강조했는데 주안점은.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이 100~200년에 걸쳐 이룬 일을 10~20년에 압축해서 해냈다고 자랑해왔다. 하지만 과정보다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했고, 원칙과 기본은 무시해 왔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 약속한 것이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역시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칙과 기본을 먼저 바로 잡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 대한민국의 적폐가 침몰시킨 세월호는 부산 구석구석에도 도사리고 있다.
관피아도 마찬가지다. 부산시 산하 6대 공사·공단, 15개 출자·출연기관의 대표와 임원 대부분이 퇴직 공무원으로 채워져 있다. 심지어 민간 개방형 직제인 감사관, 창조도시본부장, 도시경관담당관 등도 공무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민간의 창의성을 도입하고자 했던 공사·공단 설립이나 개방형직제 신설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공무원 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전문성이나 업무 수행능력을 평가해 퇴직 공무원들의 진출을 제한하고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 민선 5기에 추진하던 각종 사업을 연계하거나 변화시킬 계획이 있는지.
허남식 시장이 지난 10년 간 도시 인프라를 많이 구축했다. 바꿔 말하면 도시의 뼈대는 잘 갖췄지만 체질은 크게 허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는 부산이 변해야 한다. 지금 변하지 못하면 영원히 쇠락할 수도 있다. 부산을 바꾸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4년 동안의 시정 기조는 '소프트 파워'를 통한 부산의 혁신, 사람과 기술·문화로 도시의 체질을 변화시키겠다. 과거처럼 부수고 짓고 만들던 방식이 아닌 도시의 잠재력을 엮어 시너지를 발생시키고, 낡은 것을 개조해 문화로서 매력을 더하겠다.
먼저 인재를 육성하고 산업기술 혁신을 통해 부산의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 매년 1조원씩 총 4조원을 R&D와 인재 육성에 집중 투자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도시재생과 문화를 통해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인재들이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지 못하면 키운 인재도 부산을 떠날 것이다.
▲ 선거 당시 표방한 공약 정책 추진 계획은.
취임 준비를 하면서 인수위원회라는 명칭 대신 '민선6기 부산광역시장 출범준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다. 이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준비기구 성격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 좋은 일자리, 안전도시, 도시재생, 글로벌도시, 시민복지, 시정혁신 등 6개 분과위원회도 구성했다.
준비위원회가 대표적인 공약인 일자리 창출, 안전도시 구현, 도시재생, 글로벌도시 구축, 시정혁신 등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취임 후에는 준비위에서 제시하는 방향대로 공약을 실천할 계획이다.
▲ 서병수 당선인에게 부산의 의미는.
부산의 넉넉한 품에서 자라며 꿈을 키웠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놀던 영도의 골목길 하나하나가 눈에 선하다. 고교 시절 개교 기념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던 때가 엊그제 같다.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부산시민들과 동고동락하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부산과 부산시민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다.
부산은 지금까지 그 어느 도시보다도 역동적인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부산 사람들이 똘똘 뭉친다면 못해낼 것이 없다. 부산은 우리만의 부산이 아니라 우리의 자손이 행복을 누려야 할 소중한 터전이다.
▲ 부산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번 선거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은 시민들이 절반 가까이 된다. 오거돈 후보를 지지했던 부산 시민들의 뜻을 헤아리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다. 오 후보는 물론이고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들도 만나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또 경쟁할 것은 경쟁하자는 제안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 자신부터 철저하게 새로워질 것이다. 더욱 몸을 낮추고 더욱 진정성 있게 한다면 반대했던 시민들도 마음을 열어 줄 것이다. 감히 말씀 드리자면 저는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맡은 일마다 뚜렷한 성과를 거둬왔다. 해운대에서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 영상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제가 시민들과 약속한 일자리 창출, 신공항 유치, 도시재창조, 안전도시 등 주요 공약들을 반드시 실천에 옮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