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에 역차별 당했다던 ‘소녀괴담’…철도공사에 ‘우는 소리’ 필요했나

2014-06-26 16:39

[사진=영화 '어벤져스2' '소녀괴담'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지난 3월 한국 영화계에 논란이 하나 있었다. 도시철도공사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에 적극 협조, 무정차를 하면서까지 편의를 제공했음에도 한국영화 ‘소녀괴담’(당시 소녀무덤)에게는 1주일을 남겨두고 갑자기 지하철 내 촬영 불허 통보를 했다는 소식이 출발점이었다.

‘소녀괴담’의 제작사 주피터필름 측은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울분을 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철도 한 칸에 대해 1회 왕복하는 동안 시민들의 탑승을 제한하고 영화촬영을 진행할 경우 지하철 이용시민의 과도한 불편을 초래하고 이로 인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차량기지는 보안시설뿐만 아니라 열차의 입출고 및 점검 등으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 부득이하게 촬영 협조가 어려움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녀괴담’ 제작사는 결국 코레일 측의 제안으로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와의 역차별 논란으로 화제몰이에 성공하고, 지하철 촬영까지 마쳤건만 ‘소녀괴담’에서 지하철 장면의 활약(?)은 미흡하다. 영화 시작 부분, 귀신을 보는 인수(강하늘)는 지하철 좌석에 앉아 가다가 귀신을 보지만 무시하려고 노력한다. 인수에게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귀신이 그의 집까지 쫓아와 원한을 풀어달라고 부탁한다. 러닝타임 2~3분 분량이 지하철 장면의 전부다. 

귀신을 보는 배경을 지하철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꿔 이야기를 끌어가도 문제가 없었을 내용과 분량이다. 반드시 지하철이어야 하는 불가피성, 필연성을 기대한 게 잘못일까. 제작사의 역차별 논란 대응을 두고 '엄살' '침소봉대'라는 단어가 떠오른 건 기대 이하의 지하철 쓰임이 가져다준 허탈함 때문일까.

‘소녀괴담’은 내달 3일, 15세 관람가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