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판매를 줄이고 수익을 증대시킨 유럽식 고급 브랜드 비즈니스

2014-06-24 15:55

[사진=페라리 공식 페이스북 자료 사진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이탈리아 고급차 페라리는 전 세계 부유층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나, 오히려 작년에는 판매대수를 줄이는 전략으로 전환해 2013년 실적에서 이익 증대를 달성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페라리는 자동차 이외에도 테마파크 등의 부업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이유에 대해 페라리의 철저한 브랜드 관리와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영 방법이 성공적인 유럽의 고급 브랜드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 받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본사 공장에서는 페라리의 하루 생산 대수가 30대로 제한되고 있다. 페라리는 1대당 2억원이 넘는 고급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중동 지역의 부유층으로부터 주문은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5월 루카 디 몬테제몰로 페라리 회장은 “연간 7000대 이상은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몬테제몰로 회장의 발언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했다.

페라리의 판매대수는 2012년에 사상 최고치인 7300대를 기록했으나, 주문이 왔다고 전부 생산해버리면 희소가치가 떨어진다면서 “숫자를 쫓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확립됐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2013년 판매대수는 6922대로 전년보다 5% 감소시켰다. 그러나 매출액은 5% 증가한 23억 3500만유로(약 3조2500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은 9% 증가한 3억 6400만유로를 달성했다.

이는 페라리의 수익성이 높음을 의미하며 독일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페라리 한 대당 영업이익은 2만 4000유로(약3300만원)에 달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적을 확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고객관리로 차체의 색상부터 내장에 이르기까지 선택폭이 넓다는 것에 있다. 차량 구입 예정자는 본사를 방문하고 10가지 이상의 시트에 직접 앉아 선택할 수도 있다. 이것이 한 대당 판매단가가 높은 이유다.

페라리는 자동차 이외에도 브랜드 라이센스 계약에서 수익이 확보되고 있다. 직접 페라리에 타지 못해도 페라리의 ‘노란색 바탕에 그려진 말’ 브랜드를 부착한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다.

또 F1 레이스의 참가로 인한 브랜드 관리도 철저하다. 전 세계에서도 이제 F1은 페라리라는 인식이 확산된지 오래다.

페라리의 2013년 브랜드 사업의 매출액은 9000만유로(약 1245억원)에 달한다.

한편 페라리는 피아트-클라이슬러 산하에 있는 자동차 업체지만 특별히 독립적 경영이 보장되고 있으며 판매점도 따로 운영되고 있다.

페라리는 피아트-클라이슬러 전체 판매대수의 0.2%에 불과하지만, 수익면에서는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10%를 차지하고 있어 피아트-클라이스러의 효자로서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