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고] 고양시 MICE산업, 2016년을 위한 준비가 필요한 때

2014-06-23 14:09

[고양시제공]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정책기획부 손병수

2012년 한국전시산업진흥회 조사에 따르면 고양시 KINTEX는 전시면적 국내 1위, 전시참가자 수 1위, MICE 행사 참가자 수 2위를 기록하는 등 수치상으로는 대단히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고양시민들은 그 효과를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 고양시가 2009년에 개최하고 12개국 2만5천여명이 참석했던 『2009 허벌라이프 아시아 태평양 엑스트라베간자(Extravaganza)』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이 행사의 직접 경제효과가 4976만 달러(원화로 환산 622억원)로 중형차 3,10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한국관광공사, 2009). 하지만 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비용은 서울의 기획사, 서울의 MICE 서비스 기업들에게 돌아갔으며, 참가자들이 먹고 자고 쇼핑하는데 쓴 비용은 고양시가 아닌 서울의 거리에 뿌려졌다. 결국 고양시민들은 622억원의 효과를 거의 체감할 수 없었다.

그 원인은 다음 3가지로 요약된다. 고양시에는 아직 MICE산업 생태계가 자리잡혀있지 않고, MICE산업 경쟁력과 도시브랜드가 빈약하며, 참가자의 고양시 체류시간이 짧아 소비를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손님맞이를 준비할 DMO (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를 설립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MICE산업 도시는 CVB(Convention & Visitors Bureau)를 통해 목적지 관리조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시는 MICE행사 유치에 관해서는 경기CVB에 위탁 운영하고, 방문객 서비스에 관한 도시마케팅 사업은 고양시의 마이스산업과에서 추진하고 있으나 전문성과 효율성 등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전문적인 고양시 DMO가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운 공공기관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면 기존의 고양시 산하기관과 고양시 마이스산업과가 협업해서 도시 마케팅 업무를 추진할 조직을 꾸릴 수도 있을 것이다.

DMO를 주축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은 다음과 같다. 고양시 MICE산업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MICE 관련 서비스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현재 고양시에서 개최되는 행사 대부분을 서울의 MICE기업들이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기업 유치와 육성을 통해 MICE산업에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를 고양시 기업이 얻어가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또한 MICE산업도시로서의 브랜드를 확립하기 위해 『국제회의도시』 및 『국제회의 복합지구』 선정을 추진해야 한다. 대화동·장항동 일대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 받는다면 관광기금 지원 등 관광특구 수준의 혜택을 통해 MICE 관련 기업 및 시설을 유치하는데 힘을 얻고 고양시에 MICE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산업경쟁력강화를 위해 지역 전략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전시산업 선도국가인 독일의 MESSE는 전시산업과 지역핵심산업의 융합으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고양시를 예로 든다면 화훼산업과 고양국제꽃박람회와 같은 형태이다. 따라서 화훼산업뿐만이 아니라 현재 지역총생산(GR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방송영상산업, IT/SW산업과 관련된 MICE행사를 중앙정부 및 경기도와 함께 기획하여 개최한다면, MICE산업과 해당산업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MICE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참가자들이 고양시에 오래 머물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간편하게 그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야한다.

부족한 숙박시설 확충과 함께 참가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고양시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 행사 후 즐길 수 각종 관광 콘텐츠, 그중에서도 특히 야간관광 콘텐츠를 확보해야만 방문객들의 고양시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으며, 이는 곧 방문객들의 소비증가로 이어진다.

호주, 네덜란드 등이 시행하고 있는 MICE 카드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참가자들에게 고양시 관광지와 소비시설의 정보를 제공하고, 일정 금액이 충전된 카드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할인이나 경품과 같은 혜택을 통해 지출규모를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MICE 참가자들의 소비패턴을 분석할 수 있으므로 향후 정책 수립에도 반영할 수 있다.

또 킨텍스와 고양시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교통수단 마련, MICE 참가자들의 가족이나 일행를 위한 동반자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돈 쓸 곳을 알려주고 쉽게 찾아가게 하고,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고양시를 찾은 방문객들의 소비 욕구를 최대한 이끌어 내는 정책이 필요하다.

2016년 5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외국인 3만 명을 포함해 총 5만6천 명이 참석하는 『로터리 2016 국제 대회』가 고양시 KINTEX에서 개최 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숙박, 요식, 관광, 쇼핑 등 약 1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MICE 행사이다.

1천억원의 경제효과가 고양시에서 최대한 나타나게 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DMO를 개설하고, 2016년 손님맞이를 준비해야 한다. 단,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말 잘 준비된 MICE산업이어야 한다.

KINTEX의 방문객을 고양시의 방문객으로 만들면, 고양시는 굴뚝 없이도 풍족하고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아직은 갈 길이 먼 고양시지만, DMO 개설이 바로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