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유병언 일가 수백억 자금거래 늑장 보고

2014-06-22 10:45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리은행 제공]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우리은행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수상한 자금거래 내역을 뒤늦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금융권 자금거래 검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0~2012년 유 전 회장 일가가 자사 계좌를 통해 수십 차례에 걸쳐 계열사와 자금거래를 한 사실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

거래 금액은 회당 최소 수천만 원에서 최대 수억 원으로, 전체 거래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는 금액이 일정액 이상이거나 거래가 잦은 의심 혐의 거래가 포착되면 관련 내역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이후 검찰, 국세청, 금융당국 등 관계당국이 유 전 회장 일가의 숨겨진 재산을 찾아 나서자 뒤늦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다른 은행을 통해서도 자금거래를 했지만, 제때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의 보고 누락에 대한 세부 확인 작업을 거쳐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