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 연금저축 해지 1위 불명예? 회사 "코어펀드 탓도…"
2014-06-19 17:02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가 연금저축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화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해지율을 보이고 있어 사후관리에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펀드이동제를 통해 빠져나간 고객도 많았지만, 올해부터 '코어펀드제'를 도입하면서 펀드 수를 줄인 영향도 컸다고 밝혔다.
1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 이후 신규 연금저축계좌 가운데 올해 3월 말까지 유지된 비율이 54%로 절반 남짓에 불과했다.
우리투자증권 및 교보증권, 대신증권 3곳은 유지율이 100%에 달하면서 고객 이동이 아예 없었다.
미래에셋증권이나 신영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하이투자증권, 동부증권도 각각 92~99% 선으로 평균을 상회했다.
연금저축 상품별로는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화네오밸류인덱스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주식) 종류C'가 80% 이상 해지돼 유지율이 16%에 그쳤다.
역시 한화자산운용에서 내놓은 '한화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KM1호(주식)종류C'도 1년 유지율이 54.23%에 머물렀다.
하나UBS자산운용 상품인 '하나UBS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제1호)[채권]'은 판매사에 따라 유지율이 크게 차이가 났다. 한화투자증권에서는 30%를 밑돈 반면 삼성증권 및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는 100%를 지켰다.
A증권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는 "한화자산운용 펀드를 보면 수익률 자체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고객 이탈이 많았을 것"이라며 "하나UBS자산운용은 판매사 쪽에서 사후관리에 소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자산운용 펀드는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펀드이동제를 통해 다른 회사로 이동한 계좌가 많았다"며 "코어펀드를 도입하면서 연초 440개에 달했던 펀드 가운데 340개를 줄인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유망한 상품만 엄선·판매하는 코어펀드제도는 올해부터 한화투자증권이 도입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판매사가 판촉을 위해 혜택을 많이 걸었을 경우 (이를 챙긴 뒤) 갑자기 해지가 급증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한화투자증권에 문의한 결과, 최근 1년 사이 이런 행사를 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오 연구원은 "신연금저축계좌 안에서 펀드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50%대 유지율은 지나치게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