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난 3월 북한의 노동미사일 시험발사는 요격회피 실험"

2014-06-19 15:31
발사각도 높이고 사거리 줄여 남한 전역 타격 가능…우리가 요격은 어려워

[사진출처=아리랑 뉴스 방송 캡처]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지난 3월 26일 동해 상으로 노동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기존 탄도미사일 교역체계를 회피하기 위한 실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 미사일은 발사각도가 높아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19일 "북한이 지난 3월 발사각도를 높여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노동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요격을 회피하려는 실험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노동미사일은 원래 사거리가 1300㎞ 안팎이나 북한은 당시 사거리를 650㎞로 줄여 시험발사했다. 당시 북한은 발사각도를 높여 정상적인 노동미사일 궤적보다 높은 고도까지 치솟게 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 후방지역에 배치된 노동미사일을 이처럼 높은 고도로 발사하면 남한지역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
노동미사일은 사거리 때문에 남한보다는 주일 미군기지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미사일로 알려져 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당시 기록을 보니까 (노동미사일이) 600여㎞ 날아간 것으로 돼 있다"며 "사거리를 단축해서 쏜 것으로 볼 수 있고 북한에서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노동미사일은 하강단계 최고속도가 음속의 7배(마하 7) 이상으로 우리 군과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PAC)-2, 혹은 PAC-3 체계로는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3월 시험발사) 당시 노동미사일의 고도가 160㎞ 이상 올라갔고 최고속도가 마하 7 이상이었다"며 "마하 7쯤이면 PAC-3로는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기존 PAC-2, 3는 사거리 300∼500㎞인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로 알려졌다. PAC-3의 요격고도는 40㎞ 이하이다.

따라서 북한이 노동미사일로 남한을 타격할 경우에 대비하려면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나 SM-3를 전력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드의 요격고도는 40∼150㎞, SM-3는 500㎞에 달한다.

이와 관련, 우리 군 당국은 1개 포대 배치 비용이 2조원에 달하는 사드를 사들이기보다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을 국내 개발할 방침이나 미국이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사드는 미국에서 논의 중이며, 다만 우리가 사드를 구입해서 배치할 계획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며 "주한미군이 전력화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주한미군이 자체적으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우리 안보에 도움은 된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우리 국방부는 미측으로부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