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국선급 감사서 무마 해주고 취업한 '해피아' 영장
2014-06-19 11:02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한국선급과 해운업계 비리를 수사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배성범 2차장 검사)는 19일 한국선급을 감사하면서 문제점을 눈감아 준 대가로 고액 연봉을 받는 한국선급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협의(부정처사후 수뢰죄 위반)로 전 해수부 6급 공무원 A(50)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선박 검사를 잘 봐달라는 명목으로 뇌물을 건넨 S여객선사 전 대표 B(69)씨에 대해서도 뇌물공여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1년 11월 국토해양부(현 해수부) 6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한국선급에 대한 현장감사를 하면서 당시 회장인 오공균(62·구속)씨 등 한국선급 임원의 부탁을 받고 각종 문제점을 눈감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퇴임을 앞두고 있던 A씨는 감사 직후 오 전 회장으로부터 감사 무마 대가로 한국선급에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제의를 받았고, 2012년 5월 1일 연봉 9500만원인 팀장으로 취업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오 전 회장은 기술직 공무원인 A씨가 입사자격이 안 된다는 실무진의 보고를 받고도 채용을 지시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A씨는 오 전 회장의 부탁을 받고 입찰방해, 배임수재, 정치자금법 위반죄 등으로 확정판결(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은 그의 사퇴 문제와 형사처벌과 관련된 정관규정 미비 문제 등을 감사 지적사항에서 빼버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공공기관·단체는 임직원이 형사처벌을 받으면 임용결격 사유로 보고 퇴직시키거나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선급의 정관과 규정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
검찰은 A씨가 한국선급 노조의 진정과 언론보도로 이런 문제를 충분히 알고 있었고, 예비감사에서 이를 조사하고도 실제 감사에서는 빼버렸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한국선급이 선박안전법 등에 따라 정부에서 위임하는 선박검사를 하면서 선박증서 유효기간 연장승인 등 여러 건의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 내역을 확인하고도 감사지적 사항에서 제외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쳔 검찰은 또 부산-제주 항로 S여객선사 대표인 B씨는 선박 검사와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명목으로 오전 회장에게 서예작품 구입비로 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같은 시기 선박수리업체 대표에게서 노후 선박 2척 수리를 맡기는 대가 등으로 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S여객선사의 선박 수리를 수주한 모 업체는 선박 엔진 핵심 부품을 8500만원 상당의 외국산으로 사용하기로 했으나 4500원짜리 국산부품을 썼으며, B씨는 이를 묵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