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새정치 ‘문창극 사퇴’ 피켓시위에 참석한 까닭

2014-06-18 17:54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식민사관 발언을 놓고 여권 수뇌부 기류가 급변한 가운데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이 18일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창극 반대’ 피켓시위에 참석,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다.

이 의원뿐 아니라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인 서청원, 탈박(탈박근혜)계 김무성, 초·재선 의원 등 범계파가 문 후보자에 대해 비판을 쏟아냄에 따라 청와대가 궁지에 몰릴 전망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 시작 직전에 일어났다.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시작되기 전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국회 본청 계단에서 ‘문창극 반대’ 피켓 시위를 벌였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창피하다 못 살겠다! 총리 후보 갈아보자!’, ‘일제찬양 민족비하 일본총리, 문창극은 즉각 사퇴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산발적인 시위에 나섰다. 문 후보자 사퇴를 둘러싼 공방전이 예상된 이날 대정부질문에 앞서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다.

시위 도중 이 의원이 지나갔다. 이에 일부 야권 의원들이 이 의원을 향해 “소신대로 동참하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야권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또한 잠시 피켓 앞에 서자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지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도 새정치연합 피켓시위 현장을 지나갔지만, “오해받을 수 있다”는 말을 남긴 채 떠났다.

파격 행보를 보인 이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문 후보자와 관련해 “일본이 식민 통치한 게 하나님의 뜻이라면 독립운동한 사람은 왜 있느냐. 6·25전쟁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나라 지키기 위해 전쟁하다 죽은 사람은 뭐냐”라고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따져 물었다.

이어 당 지도부를 향해 “정부여당은 청와대 눈치 보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 뒤 정홍원 국무총리를 바라보며 “원래 총리가 인사를 제청하게 돼 있는데 아무 권한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 총리는 “현직 총리가 총리 후보자에 대해 언급하는 게 도리가 아니다”라며 “본인 의도와 다르게 (전달) 된 부분이 있는 거 같다”고 인사청문회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