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는 외국계금융사, 한국 철수는 NO!
2014-06-17 15:08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외국계 금융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순익 감소에 따라 자회사 축소 및 인력 감축 등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내고 한국씨티은행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금융지주체제를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 SC금융지주는 자회사인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지분 100%를 일본계 금융사 J트러스트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아제이 칸왈 SC금융지주 회장은 "이번 매각은 핵심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매각이 완료되면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은 J트러스트그룹의 자회사가 되며, 직원들의 계약 조건은 그대로 승계된다.
한국씨티금융지주는 오는 9월쯤 지주회사를 해체하고 은행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주의 자산과 영업비중 등의 97% 이상을 씨티은행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굳이 지주 조직을 따로 둘 필요가 없어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초에도 이미 자회사였던 씨티금융판매서비스를 청산했던 만큼 한국에서 영업을 접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190개 지점의 3분의 1을 통폐합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은행 노사 간의 갈등도 극에 달한지 오래다. 씨티은행 노조는 은행권에서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총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18일 오후 사전집회를 시작으로 총진군대회를 열어 각 점포에서 신규 상품을 팔지 않기로 결의할 계획이어서 사측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이처럼 외국계 금융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열을 올리는 최대 원인은 역시 실적 악화 때문이다. SC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손실은 28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됐다. 씨티은행 역시 1분기 당기순이익 3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9%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씨티금융과 SC금융은 양측 모두 잇딴 철수설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칸왈 회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SC그룹에서 볼 때 한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고 투자를 지속하는 시장"이라며 한국 철수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