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만 단물 빠는 카카오, 글로벌 밀리면 합병 카드도 ‘무용지물’
2014-06-17 13:59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축구 매니저먼트 게임 ‘FC매니저 모바일 2014’는 지난 9일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통해 해외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출시 하루만에 일본과 태국에서 무료 게임 1위에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탄 덕분에 2000원대 후반에 머무르던 주가가 한때 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컴투스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낚시 게임 ‘낚시의 신’은 출시 두 달만인 지난 3일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300만을 돌파했다.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뒀던 이 게임은 컴투스의 자체 플랫폼인 ‘컴투스 허브’를 통해 서비스 중이다. 컴투스는 지속적으로 컴투스 허브를 통한 글로벌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글로벌 서비스 과정에서 ‘탈(脫) 카카오’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앞선 사례에서 보듯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라인과 손을 잡거나 자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게임사가 늘어나면서 카카오의 약점으로 꼽히던 ‘내수용’이라는 한계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1억4000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은 대부분이 국내 가입자에 국한된 상태다. 무엇보다 지난해 7월 가입자 1억명 돌파후 정체 현상을 빗고 있어 지속 성장에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카카오가 글로벌 공략에 실패하면서 경쟁자인 라인과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210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카카오에 비해 라인은 2배가 넘는 454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게임수수료 일변도인 카카오와는 달리 광고와 스티커 판매에서도 호조를 보이는 라인의 수익구조를 감안하면 두 기업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넥슨 등 일부 대기업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조차 카카오 게임하기가 아닌 자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 ‘내수용’ 아성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영웅의 군단’을 통해 자체 서비스 역량을 검증받은 넥슨은 신작인 ‘피파 온라인 3 모바일’에서도 카카오 게임하기를 배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다음과의 합병을 추진한 것은 사업 다각화와 수익구조 개선에 있어서는 분명한 호재”라면서도 “내수용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묘수를 빠른 시일내에 찾지 못한다면 합병이라는 회심의 카드마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