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측근 8명 첫 재판…일부 혐의 부인

2014-06-16 14:10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측근 8명에 대한 첫 재판이 16일 동시에 열렸다. 일부 피고인은 지시를 받아 범행에 가담했을 뿐 임원으로 있는 게열사에 손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고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이날 오전10시 인천지법 413호 대법정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등 피고인 8명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송 대표 외 나머지 피고인 7명은 박승일(55) 아이원아이홀딩스 감사, 이재영(62) ㈜아해 대표, 이강세(73) ㈜아해 전 대표, 변기춘(42) 천해지 대표, 고창환(67) 세모 대표, 김동환(48)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 오경석(53)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대표 등이다.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다로 지정하지 않고 이날 바로 정신 재판에 들어갔다.

오 대표, 변 대표, 박 감사 등 일부 피고인은 현재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와 유씨 차남 혁기(44)씨 등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송 대표와 김 이사 등의 변호인은 거의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다만 김 이사 측 변호인은 "김필배씨 지시를 어길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던 점을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나머지 피고인은 증거기록에 대한 열람과 복사 지연을 이유로 공소 사실에 대한 의견을 추후 공판 기일에서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검찰 측은 공소사실을 밝히기 전 이례적으로 15분간 검찰 수사의 정당성에 대해 재판부에 설명했다.

재판부는 최대한 신속히 재판을 진행한다는 원칙에 따라 혐의가 같은 이들 사건의 병합 여부를 다음 재판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오는 30일을 정식 공판기일이 아닌 준비기일로 지정하고 내달 9일부터는 집중심리 방식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재판을 열 방침이다.

이들 피고인 8명은 청해진 해운 관계사의 대표이사 등 임원으로 있으면서 유씨 일가를 위한 컨설팅 비용, 고문료, 상표권료, 사진 값 등의 명목으로 30억∼210억원 상당의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