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현재상황은? 무장단체, 수도 바그다드 '턱밑'

2014-06-15 15:31
이란, 이라크 정부군 지원… 티크리트 85% 탈환

[사진 =신화사 제공]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이라크 내전이 촉발되기 직전이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수도 바그다드의 턱밑까지 도달한 상태다. 이라크 북부 30%를 장악한 ISIL은 현재 수도 바그다드 북쪽으로 90km 떨어진 둘루이야 마을까지 진격한 후 바그다드로 남진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오전 바쿠바로 진격하는 ISIL 대원과 무크다디야 외곽지역에서 전투를 벌였다.

디얄라주 주도인 바쿠바는 바그다드 동북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다. ISIL은 전날 밤 이라크 정부군이 포기하고 도주한 디얄라주의 사디야·자라우라 등 2개 도시로 진격해 일부 지역을 장안한 상태다. 이라크 정부군은 무크다디야 인근에서 사디야, 자라우라를 향해 대포를 쏘면서 지역 주민의 피난을 돕고 있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이라크에서 정부 관계자와 고위 성직자를 태운 차량이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아 경찰과 경호원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알라 자와드 반부패위원장은 차량 행렬이 수도 바그다드와 사마라 사이 도로에서 무장괴한들의 습격을 당했다. 자와드 위원장을 호위하던 경찰과 무장세력과 교전이 벌어져 경찰관 9명이 숨지고 21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이슬람 성직자인 셰이크 사미 알마수디가 탄 차량도 무장괴한의 매복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경호원 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샤키는 수니파 무장세력이 점력했던 곳이었으나 정부군이 탈환한 곳이다. ISIL은 지난 10일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데 이어 사담 후세인 고향인 티크리트까지 장악했다. 유엔은 최근 이라크 사태로 인해 수백명이 사망하고 난민 30만명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이처럼 ISIL의 세력이 확장되면서 반대세력 시아파 맹주인 이란 군대가 이라크 정부군 지원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Quds)' 2개 대대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ISIL이 장악한 티크리트 지역을 85%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란은 이라크 국경지역에 별도 병력을 배치해 ISIL이 100km 반경에 접근하면 폭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라크를 위해 적대국인 미국과 협력할 의사도 나타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라크 내전위기를 막기 위해 미국과 협력의지를 내비쳤다. 미국과 지난 30여년과 적대관계를 유지했음에도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행동에 나선다면 협력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공화당은 이란의 과도한 개입을 막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를 적극적으로 개입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이 늑장 대응이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개입만 심화시킬 것이란 지적에서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가 이란을 끌어들인 이유가 이란 지원을 의식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토니 애벗 호주 총리도 이라크 사태를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애벗 총리는 15일 "이라크 사태가 상당히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 문제를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