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가로구역에서 도로의 폭을 기준으로 건물의 높이를 제한하던 도로사선제한 규정이 폐지된다. 여객자동차터미널에는 공연장·집회장 등의 설치가 가능해지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도로로 단절된 소규모 토지의 그린벨트 해제가 쉬워진다.

이 같은 조치는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 이후 접수된 각종 건의 사항 중 일부를 수용해 개선된 것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규제개혁장관회의 이후 5월 말까지 '규제개혁 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건의는 1419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답변이 완료된 1353건 중 약 17%인 235건의 건의내용을 수용해 규제 개선을 추진 중이다.

총리실에서 배포한 수용 사례집에는 80건 중 국토부 소관이 23%(18건)를 차지했다.

주요 개선사례를 보면 우선 높이가 정해지지 않은 가로구역의 도로사선제한 규정을 하반기 중 폐지할 예정이다.

가로구역이란 도로로 둘러싸인 일단의 지역이다. 도로사선제한이란 이 지역 건축물 각 부분의 높이가 전면 도로의 반대쪽 경계선까지 수평거리의 1.5배(사선)를 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에 의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은 일조·통풍·채광 등 위생적인 생활환경과 도시 내 스카이라인 등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도로의 결빙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도로사선 제한으로 건축설계에 제약을 많이 받아 다양하고 창의적인 설계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도로사선 기준 폐지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제한이 없어지면 도로폭과 상관 없이 해당 지역에 적용된 용적률을 적용받아 건축이 가능해 사업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또 ‘도시·군 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여객자동차터미널에 설치 가능한 부대편익시설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제1·2종 근생시설, 공연장, 집회장, 전시장 등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8~15m 도로로 단절돼 개발제한구역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는 소규모 단절 토지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안 수립지침 시행을 통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제한구역 지정에 따른 재산권 행사가 제한됐던 국민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개발제한구역 내 주택 신축 시 주택사용승인 이전에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물변제로 받은 공사대금은 일정기간 동안 실질자산으로 보는 등 일부 겸업자산을 실질자산으로 평가하도록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하도급자의 보호를 위한 조치다.

임대주택 임대의무기간 중 매각이 가능한 요건을 확대하고 매각 제한 위반 시 벌칙 규정을 과태료로 전환하는 등 임대주택의 매각 요건을 완화했다.

부동산개발업은 학위 및 자격증 비소지자도 실무경력에 따라 전문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등록사업자는 자금난 등으로 개발행위가 곤란한 경우 사업주체 변경 등 공급행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등록요건도 부동산개발 전문인력 2명에서 1명으로 낮췄다.

이 밖에 가설건축물 존치기간 연장, 지역 간 연결도로변 완충녹지 설치 규정 개선, 사업수행능력평가 활용 경력에 대한 신고기간 개선, 공동주택 내 복리시설 용도변경 제한 완화 등 건의사항을 수용해 관련 규정을 개정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다.

국토부는 규제개혁지원단 회의 등을 통해 앞으로도 건의 과제는 최대한 전향적으로 검토·수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