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강국" 꿈꾸는 중국의 지도자들

2014-06-12 10:12
세계 최대 로봇시장, 특허출원 4위, 연구개발 투자 301조원…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지도자들이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의 중요성을 제창하며 연일 과학기술 강국 건설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 경제사령탑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10일 개최된 제 17차 중국과학원·제 12차 중국공정원 대회에서 중국 경제가 중고급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에 기대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등 현지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중국국무원 직속 연구소인 중국과학원과 중국공정원은 중국 최고 과학기구로 중국 과학기술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리 총리는 이날 한신의 배수진  고사를 인용해 개혁을 향한 확고한 결심을 내비치며 “중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과학기술 혁신을 강조하면서 경험담을 하나 이야기했다. 그는 한 외국인 정상이 자국의 비행기를 세일즈하면서 선물한 비행기 모형에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쓰여져 있었다며 “모형은 우리가 만들고 비행기는 그들이 판다. 우리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행기 모형을 만들어야 그들의 비행기 한대와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수지가 안맞는 거래”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혁신에 기대 중고급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며 그것이 중국 발전의 근본적 활로”라고 강조했다.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제 17차 중국과학원·제 12차 중국공정원 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중국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이날 개막식에서 “청(淸)나라 강희(康熙)시대에도 다양한 서양학문 서적이 들어왔지만 누구도 중국 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해 이 지식을 사용하지 않고 썩혔기 때문에 과학 기술이 쇠퇴했다”고 지적하며“과학기술은 반드시 사회경제 발전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중국신문사]

시 주석은 앞서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국제공학·과학기술대회 개막식 축사에서도 "과학기술이 인류의 아름다운 삶, 찬란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실현시킬 수 있다"며 "과학기술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날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신중국 성립 60여년과 개혁개방 30여년간 중국 역시 과학기술·공학을 발전시켜 13억 중국인의 생활수준과 이미지를 향상시켰다"면서 "세계최대의 개발도상국인 중국에서 발전은 모든 문제 해결의 관건이며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전 세계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PCT 특허출원에서 중국의 2012년 출원건수는 1만8627건으로 전체 19만4400건의 9.6%를 점유해 4위를 차지했다. 미국, 일본, 독일에 이은 4위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중국에 4위 자리를 내준 이후 중국과의 국제특허출원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도 늘고 있다. 미국 바텔연구소는 올해 중국의 R&D 투자 비용이 2840억 달러(약 301조466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최근 내놨다. 2012년보다 22%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R&D 투자 비용 증가율은 4%에 불과했다

한 때 세계의 노동시장이었던 중국은 최근엔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로봇시장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2일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산업용 로봇 구매 대수는 전년대비 약 60% 증가한 3만6560대로, 일본(2만6015대)과 미국(2만3679대)을 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