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레이트, A350 70대 돌연 주문취소… 에어버스 '곤혹'

2014-06-12 10:53

에어버스 A350-1000 <사진 에어버스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프랑스 최대항공업체인 에어버스가 에미레이트항공사의 대량 주문이 취소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미레이트는 에어버스에 주문했던 160억 달러(약 16조2900억원) 상당의 A350기 70여대를 취했다. 취소 결정을 내리기 전 에미레이트는 보잉사로부터 777X 항공기를 사들었다. 

에미레이트는 지난 2007년 에어버스 A350을 주문했으며 2019년에 전달받을 예정이었다. 에미레이트는 중간크기인 A350-900 50대, 큰 버전인 A350-1000를 20대 주문했었다. 모델 가격대로면 주문 가격은 총 160억 달러지만 에미레이트는 상당한 할인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페브리스 브레지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가 에어버스가 주요 거래처여서 주문 취소를 꺼렸지만 이번 결정이 에어버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FT는 전했다. 에미레이트 측도 주문 취소 건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 언급은 피했다.

 에미레이트 관계자는 항공기의 세부사항을 고려해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RBC캐피탈마켓의 롭 스탈드 애널리스트는 "에어버스 A350기 등 외관은 에미레이트항공에게 상당히 작은 점을 거론했었다"며 모델이 다소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에어버스 A350은 승객 370명, 보잉 777X는 400명, 에어버스 A380은 50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다.

이번 취소건은 에어버스 사상 최대 규모의 취소 건수다. 에미레이트의 계약은 에어버스 A350 총 주문의 9%를 차지한다. 이날 에어버스 주가는 3% 하락한 52.21유로에 마감했다. 영국 우주항공그룹인 롤스로이스는 "에미레이트는 이번 취소로 26억 파운드 손해를 얻었고 주가는 2.75%하락한 10.46파운드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롤스로이스는 A350의 엔진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주문 규모가 크다보니 에어버스에 부정적인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에어버스는 이날 "에미레이트가 A350 70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으며 그들의 항공기 요구 검토를 고려해 논의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에어버스와 에미레이트항공사는 장기간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에미레이트는 에어버스의 제품 신뢰성을 강조해왔다. A350은 경쟁업체인 보잉의 드림라이너 처럼 일부 부분에 기술 개발 등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존 레시 에어버스 COO는 에어버스 A380은 새 엔진을 도입해 기존 모델보다 연료 효율이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