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구룡마을 특정 대토지주에게 특혜 공급 확인"

2014-06-12 08:30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강남구가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놓고 서울시에서 특정 대토지주에게 특혜를 주려고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SH공사의 2012년 12월 비공개 회의자료를 공개하며 현 환지방식을 철회하는 한편 전면 수용·사용방식으로 개발하라고 밝혔다.

수용·사용방식은 해당 토지를 개발한 뒤 토지주들에게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것이다. 반면 환지방식은 토지주 뜻대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자료를 보면 서울시,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7차 정책협의회'에서 환지계획안과 함께 특정 대토지주(주택건설사업자)에게 5만8420㎡ 규모의 주택건설용지를 공급하도록 한 내용이 있다고 했다.

서울지역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은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 방침을 알리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1년 6개월 뒤 환지방식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등 시행방식 변경으로 강남구와 마찰이 생겨 2년가량 표류 중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관할 자치구를 배제한 채 환지방식을 결정한 것도 인정할 수 없지만 대토지주에게 주택용지를 공급해주는 협의양도인 택지공급방안에 대해 특혜의혹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가진 '집권 2기 구상' 기자간담회에서 구룡마을 개발을 둘러싼 '제3의 대안' 마련을 제안했다.

한편 구룡마을은 오는 8월 2일까지 개발계획이 승인되지 않을 땐 개발계획구역 지정이 해제, 개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