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 저층 아파트, 특화설계로 백조 변신

2014-06-10 17:32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건설사들이 골칫거리였던 아파트 저층에 특화설계를 적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저층은 밖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거나 소음, 보안 등의 문제가 많았다. 이에 당첨 이후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 미분양 아파트에서도 악성으로 꼽혔다.

이에 건설사들은 필로티 설계로 사생활 침해를 막는 것은 물론, CCTV와 동체감지기 설치로 저층부의 방범시스템을 강화하는 특화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또 저층 일부 세대의 층고를 높이거나 테라스를 설치해 수요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필로티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1층은 기둥만 두고 2층부터 아파트가 들어서 보행자의 동선이 자유로워지고 개방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저층세대의 층고가 올라가는 만큼 프라이버시 침해를 방지 할 수 있다. 테라스 구조는 개방감이나 쾌적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이같은 단지들은 청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지난달 9일 청약을 시작한 창원 한신휴플러스 오션파크는 1층 일부 세대를 테라스와 복층으로 구성해 계약 4일만에 저층을 포함, 모두 완판됐다.

업계 관계자는 “저층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분양가격이 기준 층보다 많으면 10% 정도 저렴하지만 입주 후 거래될 때는 시세가 기준 층과 5% 이내로 좁혀져 시세 차익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저층 층고 높여 개방감과 공간 확보

삼성물산이 서울 마포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은 1층 세대의 천장고를 2.5m로 설계해 개방감과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또 저층세대에 동체감지기를 설치해 외부 침입에 대비했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8개동 59~114㎡(이하 전용면적), 총 773가구로 이 중 일반분양은 267가구이다.

대우건설은 인천 송도 내 국제업무지구(IBD) 중심에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상 4~9층 일부 가구에 주방, 침실과 거실의 천장고에 차이를 두는 ‘층단형 평면설계’를 도입했다. 침실 2.35m보다 거실 천정과 바닥 높이가 최대 3m 높아 실내의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일부 가구에선 거실과 방(주방)의 바닥 높이 차이를 이용해 집 안에 계단을 설치한 이색평면도 있다. 84~210㎡, 총 999가구 규모로 60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조성된다.

SK건설이 인천 남구 용현학익지구에 분양 중인 ‘인천 SK Sky VIEW’ 1층은 천장고를 일반아파트(2.3m)에 보다 30㎝를 높은 2.6m로 설계했다. 또 주동과 나무의 일정 이격거리를 확보해 나무를 타고 가구로 진입하는 범죄를 예방했다. 이 단지는 59~127㎡, 총 3971가구 규모다.

◆테라스 설치로 도시 속 앞마당 효과

대원이 오는 13일 대전 죽동지구 A2블록에 분양 예정인 ‘죽동 대원칸타빌’에는 저층과 옥상층을 위한 특화 설계가 도입된다. 1층 세대에는 테라스 부속정원이 조성되며, 최상층에는 3.6m의 높은 천정고를 적용한다. 이외에도 알파룸(가족실), 서재, 펜트리, 다용도실 등의 맞춤형 설계는 물론 84㎡A형의 경우 최대 48㎡의 서비스면적이 제공된다. 지하 2층~지상 33층, 11개동 74·84㎡ 총 1132가구로 조성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분양하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에는 방과 거실의 전면부에 테라스가 설치된다. 이 단지는 최고 35층 51개동, 총 3658가구(59~192㎡)로 구성되며 이 중 84~192㎡ 1114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코오롱글로벌이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이달 분양 예정인 ‘돈암 코오롱하늘채’에도 경사진 지형을 활용한 테라스하우스가 일부 저층세대에 도입된다. 59•84•113㎡ 총 629가구 중 25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유승종합건설은 구월보금자리지구 S-2블록에 ‘구월 보금자리지구 한내들 퍼스티지’를 분양중이다. 이 아파트 일부 동 121㎡T타입의 저층부에는 테라스하우스가 조성된다. 전용 74~124㎡ 총 860가구 규모다. 

◆개방감·보행자 동선 자유로운 필로티 구조 아파트

두산중공업이 서울숲 인근에 분양중인 ‘트리마제’는 지상 1층에 필로티 구조를 접목시켜 거의 모든 가구에서 한강뷰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여기에 커튼월 외장 시스템을 적용해 외부인 출입을 최대한 통제한다. 강변북로 바로 앞에 들어서는 트리마제는 최고 47층 25~216㎡ 총 688가구 규모다. 

한양이 이달 경기 시흥시 논곡동 일대에 분양하는 ‘목감 한양수자인’은 저층부(일부세대)에 필로티 구조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8~27층 7개동 59~84㎡, 총 536가구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