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졸전 중의 졸전이었다. 공격과 수비 중 어느 부분 하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인 곳이 없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평가전을 통해 우리가 가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 말처럼 하기는 많이 늦은 것처럼 보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전 8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가나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우선 김창수와 곽태휘의 수비진 집중력이 아쉬웠다. 전반 10분 선제골을 허용하는 장면에선 오른쪽 풀백 김창수의 패스 미스 하나가 시발점이 됐다. 뒤로 내준 백패스가 상대 선수에게 걸렸고 결국엔 조르당 아예우의 골로 만들어졌다.

한국 주전 센터백인 홍정호를 대신해 선발 출장한 곽태휘는 두 번째 골을 내주는 데 큰 실수를 범했다. 그는 아사모아 기안이 달려들자 어설프게 반칙을 유도하기 위해 넘어졌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기안은 그대로 단독 돌파 후 슈팅으로 가나의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미드필더진에서는 핵심 자원인 기성용과 구자철이 함께 부진했다. 기성용은 평소와 같은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상대 미드필더들에게 전혀 압박을 주지 못했고 이는 상대 공격진들이 원활한 공격을 하게끔 내버려 두는 결과를 초래했다. 구자철도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끊는 일이 잦았고 공을 자주 소유하지 못하다 보니 최전방의 박주영이 고립되도록 만들고 말았다.

이번 대표팀 논란의 중심이었던 박주영은 지난 튀니지와의 평가전에 이어 이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주변 선수들이 도와주지 못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진정한 스트라이커라면 혼자서도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전성기 시절 박주영이 그러했다. 그러나 가나전에서도 박주영은 찬스를 만들어내기는커녕 우왕좌왕하며 여전히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튀니지전에서의 부진에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소속팀 일정으로 아직 온전치 않았다는 것이 이유가 됐다. 그러나 대표팀은 마지막 평가전인 이번 가나전에서 소득을 얻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했지만 오히려 튀니지전만 못한 결과를 얻고 말았다.

‘역대 최악의 대표팀’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가운데 홍명보호가 본선 무대에선 반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