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본사부지, 하반기 공개 매각 추진
2014-06-08 12:16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땅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매각 작업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시세가 3조~4조 원에 이르는 한전 부지 매입을 둘러싸고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간 경합이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구체적인 본사 부지 매각 방안과 일정을 조만간 마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협의하고 이르면 3분기에 매각입찰공고를 할 방침이다.
한전 본사 부지는 7만9342㎡로, 축구장 12개를 합친 크기다. 작년 말 기준 공시지가는 1조4830억 원이지만 시세는 3조∼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한전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사 부지 활용방안이 정쟁의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해 매각 작업의 속도를 조절해왔다. 하지만 한전 본사 부지를 포함한 강남 일대를 국제 업무·교류 명소로 개발하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한전의 부지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한전은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라 올해 11월 전남 나주로 본사를 옮겨야 한다. 이에 따라 본사 이전 1년 뒤인 내년 11월까지 본사 부지를 팔아야 한다.
한전 측은 헐값 매각이나 특혜 논란을 막기 위해 투명하게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부채 감축 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매각 대금의 일부가 들어와야 한다는 점에서 연내 매각 계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전 본사 부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곳은 현대차그룹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서울 성동구 뚝섬에 있는 삼표레미콘 부지(2만7828㎡)에 110층짜리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지만 서울시의 층수 규제 등으로 무산되자 한전 부지를 대체부지로 꼽았다.
현대차는 한전 터에다 초고층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지어 그룹 신사옥뿐만 아니라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대형 쇼핑몰 등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삼성그룹도 한전 부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그룹은 2011년 삼성생명을 통해 한전 부지와 인접한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 원에 사들였다. 2009년에는 삼성물산과 포스코 컨소시엄이 한전 부지 일대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이 일대를 '삼성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중국 등 외국자본도 한전 부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한전 부지와 연계해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82만㎡를 국제업무·MICE(마이스, 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 중심의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