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견고한 협력에, 미국의 위력 약화"

2014-06-05 14:31

지난달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을 당시 시진핑과 푸틴의 밝은 모습.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전선이 공고해지면서 미국의 아시아와 유럽정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환구시보가 각국의 매체들을 인용해 5일 전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일 폴란드를 방문했으며, 현지에서의 첫 일정은 F16 전투기 비행사들과의 만남이었다. 올들어 두번째 유럽방문인 이번 여정에서 군부대를 방문한 것은 모스크바를 겨냥한 일종의 강한 견제신호였다는 게 환구시보의 해석이다. 워싱턴타임즈 역시 오바마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오바마의 발걸음에 푸틴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고 한 평가도 함께 곁들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유럽순방에서 바르샤바를 들리며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 기념식에서 러시아 푸틴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미국과 러시아간 정상회담은 없지만 행사장에서의 조우는 불가피하다. 이미 미국이 러시아와 어떻게 관계설정을 할지가 유럽 외교가의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상태인 만큼 두 정상간의 만남은 스폿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에서 동맹국들에게 강경한 지원을 표명하고 있다. 독일의 방송국인 N24는 논평에서 "미국은 동맹국들의 동요를 진정시켜야 하며 여전히 의지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모습도 확립해야 한다"면서 "이번 유럽순방은 올해 초 아시아순방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내놓았다.

아시아회귀를 선언했던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셈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의 타오원자오(陶文钊) 교수는 "오바마는 아태지역에서의 재균형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의 재균형도 관철시켜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동유럽에서 러시아를 견제하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 사이를 벌려놓는데 역점을 뒀던 미국의 정책이 과거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곁들여진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는 평론을 통해 "오바마의 유럽방문 목적은 동맹국들에게 확고한 지원의사를 밝히고, 외교무대에서 동맹국들과 함께 움직이자고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무력충돌은 오바의 선택지에 없음이 분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보이스오브러시아'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수십년동안 사용해왔던 중국, 러시아 견제전략이 실패하고 있으며, 반대로 중러 양국은 미국의 압박을 매개로 협력을 공고화하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