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박근혜 대통령, 지방선거 후유증 딛고 국정개혁드라이브 나서나(종합)
2014-06-04 23:15
아주경제 주진 기자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현 정권심판론 여파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고전을 면치 못함에 따라 향후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중·후반기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센 가운데 치러지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장이 됐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후속 조치로 내놓은 관피아 척결 등 공직사회 개혁과 정부 조직 개편은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또 박 대통령은 이미 신임 국무총리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 인선 등 인적쇄신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 쇄신이 향후 정국 향배를 가름 지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방선거 후유증을 털어내고 집권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국정성과를 내기 위해 보다 강력하게 국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수습책으로 내놓은 관피아 척결을 비롯한 고강도 공직사회 개혁, 비정상의 정상화로의 국가개조, 국가안전처 신설 등 재난안전컨트롤타워 구축, 사회부총리 신설, 해양경찰청 해체 등 정부조직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권 견제 민심을 확인한 야권의 정치적 공세가 더욱 더 거세질 것으로 보여 박근혜 정부의 주요 입법들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야심차게 추진해온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등 핵심국정과제의 경우 큰 흐름에서 정책기조는 변하지 않겠지만 다만 우선순위 조정 등으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업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도 세월호 참사 이후 급격히 추진력을 잃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당초 지난달 30일까지 모든 부처와 규제개혁 시행방안 협의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안전규제를 어떻게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5월까지 정부가 내놓은 35개 경제정책 과제 중 절반이 넘는 18개가 미집행 된 상황에서 6월 경제정책 과제 실행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 조각 수준의 대폭 개각, 청와대 참모진 전면 개편 단행될 듯 =
민심 수습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총리 인선을 포함한 개각은 적어도 중폭 이상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막바지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인 총리 후보는 지방선거 후 가까운 시일 안에 발표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국가개혁의 적임자라는 인선기준을 제시했다. 중진급 정치인이나 도덕성을 갖춘 사회명망가의 발탁이 점쳐진다.
2기 내각 인선은 후임 총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제청권을 행사해야 해 이달말이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 역시 야당발(發) 사퇴요구에 직면한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핵심 참모진의 전면 교체 쪽으로 가닥이 잡힐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일부 청와대 수석들이 벌써부터 2기 내각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어 향후 내각 명단에 이름이 오를 경우 ‘회전문 인사’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 당청 및 야당관계 극심한 갈등 예상...정국 주도권은 야당으로 =
당청관계 역시 박근혜정부 출범 후 1년 넘게 청와대 중심으로 흘러왔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 퇴진론을 주장하는 비주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심이 친박에서 비박(비박근혜)계로 옮겨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이에 따라 청와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당이 박 대통령에 비판적인 기류로 변화할 개연성이 있다.
이미 지난 국회의장 선거, 지방선거 경선, 상임위원장 경선 등의 과정에서 주류 친박계 진영의 힘이 빠지고 구주류 친이(친이명박)계 또는 비박계에 힘이 실리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일고 있는 ‘청와대 거리두기’ 기류 역시 박 대통령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할 것이란 전망이다. 개국공신 중 한명인 김무성 의원은 7월 전당대회 당 대표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며 박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몇몇 친박 의원들은 박 대통령 탈당까지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국 주도권을 쥔 야당과의 관계도 극심한 긴장상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권은 박 대통령에 대한 정치 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더욱 더 확산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온갖 현안에 깨알같이 지시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 리더십’ 등 지금까지의 일방적 국정운영 방식을 대전환하라는 요구에도 직면할 공산이 크다. 정부의 모든 일을 혼자서 챙기는 듯한 모습보다는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제를 구현하고, 이를 활용함으로써 국정운영의 책임을 분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조만간 여야 영수회담이나 청와대로 여야 대표단들을 초청해 초당적인 국정 협조를 요청하고, 여야를 떠나 정치권이 '국정운영의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발전적인 관계 설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