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파워 인수전에 건설사 나선 이유는?
2014-06-03 15:50
3조 규모 삼척 석탄화력 발전 시공권+민자발전 사업 운영 노하우 축적 이중포석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동양파워 인수 본입찰에 SK가스-대우건설 컨소시엄, 대림산업-삼탄 컨소시엄, 포스코에너지 3곳이 참여했다.
동양시멘트·동양레저·동양 등 3개사가 지분을 보유한 동양파워는 삼척 폐광산 부지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회사다. 이 프로젝트는 강원 삼척시 적노동 일원 약 230만㎡에 발전소를 짓는 사업이다. 1단계(1000MW 2기)와 2단계(1000MW 2기)가 각각 2020년 6월, 2022년 6월까지 완료 후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건설업계에선 시공권만 약 3조원 가량으로 추산한다.
향후 발전소 시공뿐 아니라 운영에 대한 사업까지 가질 수 있어 발전소 시공·운영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려는 건설사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인수가는 2500억~3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SK가스와 손을 잡은 대우건설은 발전소 시공 분야 강자로 꼽힌다. 원자력·화력·수력·조력 발전 모든 분야 시공 경험이 있고 공사비 1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발전소 공사 실적도 4건에 달한다.
발전소 시공 경험이 많았던 대우건설이지만 직접 발전소 및 발전회사를 인수한 적은 없다. 이번 동양파워 인수를 통해 국내 민자 화력발전사업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월에도 포천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 건설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대우건설이 동양파워를 인수하게 되면 향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을 통해 발주하는 발전소 공사까지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민자 화력발전 사업을 육성해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겠다는 대림산업은 이번 동양파워 인수를 전략적으로 추진 중이다. 석탄 공급업체인 삼탄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룹 계열사로 대림에너지도 두고 있는데다 지난해에는 호주 밀머랜 발전소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어 화력발전사업 시공뿐 아니라 운영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발전소를 지분을 사들이거나 아예 회사를 인수하는 사례는 심심찮게 나타나는 추세다.
호주 발전소 지분을 사들인 대림건설을 비롯해 포스코건설은 2011년 플랜트 시공업체인 에콰도르의 산토스 CMI를 인수했다. 수처리 사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GS건설은 2012년 스페인 수처리 업체인 이니마를 인수하고 관련 사업에 본격 뛰어든 바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새로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의 전문업체를 인수하게 되면 추가 기술력이나 사업영역 확보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금이 많이 투입되는 만큼 리스크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