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영기업, 디폴트 우려로 자금 조달 비용 증가
2014-06-03 10:24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민영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중국이 일부 회사채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용인하는 자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정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낮은 민영기업에 대한 투자를 멀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니혼게이아지신문은 민영기업을 육성하겠다던 중국 정부의 방침에 역행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민영기업의 회사채 평균발행 금리는 연 8.96%로 국유기업의 평균발행 금리 7.33%보다 1.63포인트 웃돌았다. 앞서 2010년 경기부양 대책의 효과로 고도성장을 기록할 당시에는 국유기업과 민영기업 간에는 격차가 거의 없었다.
특히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이 중소기업이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사모채’다. 2월에 발행한 민영 식품회사 더톈위생태과기유한공사(徳天御生態科技)의 사모채는 금리가 15%에 달했다.
중국의 사모채 시장은 은행 융자를 받을 수 없는 민영기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2012년에 시작됐다. 그러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 중에는 상환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민영건재회사 중선퉁하오(中森通浩新型板材)가 3월28일에 예정했던 사모채 이자지급일에 상환을 하지 못했던 것이 발각돼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높아졌다.
공모채 시장에서도 민영기업의 자금조달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민영 대표적 대추 식품업체 하오샹니(好想你棗業)가 4월 하순에 발행한 회사채의 금리는 8.5%였다. 증권회사가 7.5%~8.5%의 폭으로 수요를 조사했으나 반응이 없어 상한 금리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에서는 민영 태양광업체 차오르(超日太陽能科技)가 지난 3월에 중국 최초 디폴트 사례가 됐다. 리커창(李克強) 총리는 “개별적 상황으로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언급해 사실상 디폴트를 용인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 신문은 이러한 정책은 “시장 규율이다”라는 평가도 있으나 투자가들은 리스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상하이의 증권펀드 운용사는 “정부지원이 확실한 지방정부계열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국유기업은 중앙과 지방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은행, 철강, 에너지 등 중국 경제의 핵심을 차지하고 정부의 인허가가 중요한 기간사업의 대부분이 포함되며 민영기업은 인터넷 쇼핑 업체 알리바바, 통신기기 업체 화웨이 등 일부 신흥기업이 속한다. 이들의 2014년 회사채 발행 금액은 국유기업이 1조 730억 위안으로 민영기업의 377억 위안과 큰 차이가 난다.
이 신문은 중국은 선전증권거래소에 벤처기업을 위한 시장을 만드는 등 민영기업 육성을 위해 대책을 강구해왔으나 국유기업에 편중된 경제구조의 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