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푸틴, 미국·유럽 정상 잇따라 회동 예정... 갈등해소 분수령

2014-06-02 14:10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 유럽과 러시아 정상은 이번 주에 프랑스에서 개최될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 참가한다.

이렇게 미국과 유럽, 러시아 정상들이 같은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은 러시아가 지난 3월의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합병 후 처음으로 비공식 회담 등을 통한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외교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5월25일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당선된 포로셴코 차기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우크라이나 정세의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도 높다.

러시아는 지난 3월에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로 합병했다. 이에 반발하는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발표하고 시행하고 있다. 또 러시아의 G8 참가 정지를 결정해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러한 긴장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유럽과 러시아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신중하게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7이 주도하는 회담에 러시아를 복귀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전승 행사에 초청해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004년 전승 60주년 기념식에서 이라크 전쟁으로 갈등관계에 있었던 미국과 프랑스가 관계 개선을 위한 자리로 활용한 과거 사례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러시아 초청도 프랑스의 이러한 노림수가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를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도 예정되고 있다. 또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비공식 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외신보도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차기 대통령인 포로셴코도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푸틴 대통령과 면담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이렇게 유럽 각국 정상이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라는 자원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러시아와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러시아도 미국, 유럽의 경제제재로 국내 경제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어 걱정이 많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주둔한 군부대가 철수하기 시작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러한 러시아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평가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사용하면서 체납된 이용료으 일부도 납부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도 태도를 바꿔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정지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갈등의 씨앗은 남아있다. 러시아계 시민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친러시아파 무장 세력과 우크라이나 치안부대 간에 전투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포로셴코 차기 대통령은 이러한 무장 세력의 제압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8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해 친러시아파 무장 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도 아직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 조치의 선택지는 살아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번 프랑스에서 미국, 유럽,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상 간에 전개될 외교가 향후 우크라이나의 안정을 되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신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