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끝까지’ 이선균 “칸 초청, 좋은 선물이지만 중요한건…”
2014-05-29 10:51
이선균의 수식어들은 그를 로맨틱코미디, 멜로 장르에 특화된 배우로 보이게 한다. 그의 목소리에 열광하는 여성 팬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선균은 MBC ‘태릉선수촌’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미스코리아’ 등 각종 드라마에서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로맨틱 아일랜드’ ‘쩨쩨한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화차’ 등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로맨틱 전문’ 배우로 각인된 이선균에게 완벽한 연기 변신의 작품이 찾아왔다.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제작 다세포클럽 AD406)를 통해서다.
‘끝까지 간다’는 부패형사 고건수(이선균)가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이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악과 깡으로 승부하는 형사로 변신한 이선균과, 정체도 목적도 드러내지 않은 채 위협을 가하는 의문의 목격자로 분한 조진웅의 팽팽한 긴장 구도로 신선할 재미를 선사한다.
최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가진 이선균은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현장 분위기가 상쇄시켰다”고 회상했다.
“관객들도 평소 보던 영화의 액션이 아니라 거칠다고 느낄 거예요. 그래서 부상도 있었고 멍도 많이 들고 힘들긴 했죠. 아파트 액션신은 (조)진웅이와 마지막으로 스퍼트를 한 느낌이었어요. 진했죠. 전력질주를 한 느낌이랄까요?”
“기존 작품보다 부담감이 많이 있기는 했다”는 이선균은 “조진웅이 등장하기 전까지 혼자 많은 신을 끌고 가야하기 때문”이라며 “감독님과 대화를 하고 조율을 했다. 상황적인 연기를 해야하고, 짜증의 정도를 다르게 연기해야했고, 죄의식도 표현해야했다. 조진웅이 나오고 나서는 서로 시너지를 내보자며 의견을 많이 나누었다”고 작품을 끌어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김성훈 감독은 장르영화로, 부패경찰이지만 동정을 받는 인물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사실적인 연기와 설득시키는 연기로 고건수를 표현하길 바랐고, 이선균을 떠올렸다는 후문이다.
고마움 때문이었을까? 이선균은 누구보다도 능동적으로 촬영에 임했다. “스태프와 배우들간에 배우와 배우 사이에 신뢰가 깊어지면 질수록 점점 의견을 많이 냈다”며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감독님이 좋은 것을 골라 재단을 해주셨다. 어쩔 때는 저희보고 아이디어를 내보라고도 하셨다. 카메라 감독님도 마음껏 움직이라며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셨고, 그렇게 현장은 유기적으로 돌아갔다”며 웃어보였다.
배우로서 매우 영광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는 칸 영화제 초청. 그러나 이선균은 조금 달랐다. 프랑스로 떠나지 않고 온갖 예능, 교양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끝까지 간다’ 홍보에 열성을 다했다.
“좋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지요. 배우로서 제가 출연한 작품이 칸 영화제에 초청됐으니까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바로 지금 여기인 것 같아요. 관객들이 있는 이 곳이요. 제가 상을 받는다면 당연히 가야겠지만요. 하하.”
‘끝까지 간다’는 29일 개봉했다.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개봉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매점유율은 ‘엑스맨’이 35%,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말레피센트’가 16.1%, ‘끝까지 간다’가 14.6%이다. 성적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