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협상 진전 있었다"…다음달 3차 교섭 재개
2014-05-28 18:38
이들은 또 △사과·보상·재발방지 등 세 가지 의제에 대한 성실한 대화 △회사 측의 고소건 해결 △6월 중 실무자 협상 재개 등 세 가지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이날 진행된 협상이 의미있는 진전을 보이면서 지난 7년 간 지속돼 온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반올림 측과 이견을 보였던 제3의 중재기구 구성안에 대해서는 "양측이 대화를 진행하다가 대화가 벽에 부딪히면 중재기구나 조정기구를 구성하는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어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해 당장 삼성전자가 제기한 고소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피해자 가족, 반올림과의 대화를 전향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협상 대표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새로 구성된 삼성전자 협상 대표단은 6월 중 반올림과 3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협상 직후 황상기씨는 "이인용 사장이 교섭에 참여했는데 다른 날보다 교섭에 진전이 있었다"며 "삼성전자가 피해자 가족의 마음을 어루만져줘 좋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올림 측 교섭단 간사 공유정옥 씨도 "3차 교섭부터 반올림의 요구안에 대해 양측이 내실 있는 협상을 진행할 것을 이 사장이 약속했다"며 협상에 진척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양측의 만남은 지난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과와 함께 직업병 피해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성사됐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지난해 12월 1차 본협상이 중단된 후 5개월 만이다.
이날 협상에서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양측이 향후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면서 원만한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반올림 측이 요구하는 △반도체·LCD 관련 산재보상 신청 노동자 전원 보상 △노동조합 설립 △퇴직자 암 지원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11개 항목에 대해 삼성전자가 어느 선까지 수용할 지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아 최종 협상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7년간 계속돼 온 삼성전자 백혈병 산재 논란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직원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1년9개월 만에 사망하자 부친 황상기씨가 근로복지공단 평택지사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같은해 11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인 반올림이 발족됐고, 이듬해 4월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4명이 집단 산업재해를 신청하면서 행정소송 등이 잇따랐다.
현재까지 반올림이 집계한 삼성 직업병 피해자는 180여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70여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