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요양병원 화재 참사…환자 등 21명 사망(종합)

2014-05-28 17:33
80대 치매환자 방화혐의 체포
한 달 새 안전점검 2차례 '이상없다'…부실점검 의혹

[사진 = 방송화면캡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나 입원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중상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나올수도 있다.

◆ 6분 만에 초기진화 했지만 사망자 다수 발생

28일 0시 27분께 장성군 삼계면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이하 효사랑병원) 별관 건물 2층에서 불이 나 정윤수(88)씨 등 입원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오전 11시 기준)이 숨졌다. 

별관 근무자 김모(53·간호조무사)씨는 소화전으로 진화작업에 나섰다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오병남(89)씨 등 8명은 중경상을 입어 광주 보훈병원 등에서 치료중이다. 이 가운데 6명은 위중한 상태며 사상자들은 광주와 장성 등 14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불이 난 2층에는 간호조무사 1명과 70∼80대 환자 34명 등 총 35명이 있었다.

별관 전체에는 간호사 1명, 조무사 2명 등 3명이 근무 중이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첫 발화지점은 병원 별관 2층 남쪽 끝방(306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2분 만인 0시 33분에 큰불을 잡았다.

소방대원들은 0시 55분 잔불 정리를 완료하고 대피하지 못한 환자를 수색했다.

◆ 거동 불편 환자가 대부분, 연기에 질식 '참사'

불이 난 별관에는 1층에 44명, 2층 34명 등 78명이 입원 중이었다. 사망자는 2층에서만 20명이 나왔으며 1층 환자들은 모두 구조됐다.

본관 근무자 15명과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는 경찰이 업고 나온 환자를 본관 앞마당에서 심폐소생술을 구조를 시도했다.

환자 대부분은 70~90대의 고령이며 거동이 불편해 긴급 구조조치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과 119구조대는 매트리스 등에서 나온 유독가스 탓에 큰 피해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 화재 원인…방화 유력, 80대 치매노인 체포

경찰은 최초 발화지점을 다용도실인 306호로 확인하고 김모(82)씨를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체포·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불이 나기 1분 전인 이날 0시 26분에 다용도실 출입 장면이 CCTV에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 후 장성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김씨의 신병을 확보해 방화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방화 혐의 외에도 누전 등 전기적 요인은 없는지 다각도로 조사 중이다.

이형석 요양병원 행정원장은 이날 "다용도실에는 인화물질을 보관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철구 전남지방경찰청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꾸리고 정확한 화재원인과 병원 측의 과실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 이달에만 안전점검 2차례…'이상 없음' 판정

효사랑병원은 최근 병원 자체점검과 지자체의 안전관리 점검에서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세월호 참사 이후 위기관련 매뉴얼 현장 작동여부 확인점검을 지시해 병원측 자체 점검과 장성군의 현지 점검이 이뤄졌다.

병원측은 소방설비 구비 여부 등 자체 점검을 한 후 지난 9일 장성군에 '이상이 없다'고 보고했다.

장성군도 지난 21일 담당 계장과 직원이 현지점검을 벌였으나 별다른 이상을 확인하지 못했다.

한 달이 채 안 된 기간에 병원과 지자체가 2차례나 점검을 했으나 화재 참사를 막지 못해서 점검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