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적폐 해소한다더니., 왠 사회부총리 신설?”

2014-05-28 14:36
의사결정만 복잡하게 만드는 옥상옥 우려도…권한 위임 보장안되면 유명무실



아주경제 주진 기자 = 정부가 교육·사회·문화 부총리직을 신설하기로 한 것을 두고 장관 위에 부총리, 부총리 위에 국무총리가 있는 ‘옥상옥(屋上屋)’ 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총리는 법질서와 공직사회 개혁, 사회안전,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 아젠다를 전담하고, 경제부총리는 경제 분야를, 사회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을 겸임하면서 비경제분야인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의 업무를 총괄 조정하게 된다.

총리를 중심으로 두 부총리가 양 날개를 펼치는 형상인데, 총리와 부총리에게 예산·조직·인사 등에서 실질적인 권한이 위임되지 않으면 오히려 의사결정과정만 복잡하게 만들어 업무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두 부총리가 각각 경제와 비경제분야를 총괄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총리의 권한이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회부총리 카드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장관이 고용· 노사· 복지· 문화 등 이질적이고 전문화된 영역을 넘나들며 정책을 조율해야 하는데, 정책조정 역할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 때 신설된 교육부총리가 6년 만에 폐지된 것도 이같은 정책 조정 기능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사회부총리 신설이 논의됐다 유야무야된 것도 바로 실효성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사회 부총리직 신설에 대해 교육계는 오히려 교육 분야에 대한 집중성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총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교육 분야를 책임진 교육부장관이 방대한 사회·문화 분야까지 총괄해야 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교육전문성 및 집중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 복지, 여성 분야가 비경제 분야로 분류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정부조직개편은 세월호 참사로 불거졌던 공직사회 개혁과 특히 ‘관피아’ 적폐 척결을 중심에 두고 논의돼왔는데, 갑작스러운 사회부총리직 신설 발표는 다소 뜬금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게다가 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세월호 대국민담화에서 안전행정부의 인사ㆍ조직 기능을 떼어내겠다고 발표했던 조직 개편 방안이 불과 열흘 만에 바뀌면서 정부조직개편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