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0대 기업, 해외현지법인이 금융부채의 44% 보유
2014-05-27 16:39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우리나라 기업이 가진 총 금융부채 중 14%는 해외현지법인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20대 기업의 금융부채 중 44%가 해외현지법인에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우리나라의 매크로레버리지 : 분석과 전망' 세미나에서 박성욱·송민기 연구위원은 '해외현지법인의 레버리지 현황 및 시사점'이란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우리나라 해외현지법인의 금융부채는 1621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지법인을 포함한 민간기업의 차입금 및 채권발행 등 부채 규모는 1269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분석 결과, 해외현지법인의 차임금 규모는 2004년까지 700억 달러에 못 미쳤으나 이후 점차 증가해 2012년 말 현재 11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주로 신설 현지법인의 신규 차입이 전체 차입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지법인 차입을 포함한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레버리지는 2012년 말 기준 92.2%로 추정됐다.
2012년 말 기준 해외현지법인의 차입규모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말과 비교해 83.9% 증가했다. 국내법인의 차입규모가 같은 기간 17.5%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된다.
이에 따라 해외현지법인의 차입이 우리나라 기업 총 금융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말 6.3%에서 7년간 7.4%포인트 상승해 2012년 말 기준 13.7%까지 높아졌다.
차입금의 44%는 본사의 보증을 통한 차입이었다. 해외현지법인의 채권발행 잔액은 2013년 말 현재 16억6000만 달러로 우리나라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발행한 회사채 잔액(530억7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낮았다.
특히 우리나라 20대 대기업을 살펴본 결과 2011년 기준으로 20대 기업의 금융부채 195조5000억원 중 해외현지법인의 부채는 86조1000억원으로 44%의 비중을 차지했다.
박성욱 연구위원은 "기업의 총 금융부채에서 해외 현지법인의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해외 영업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현재 통계자료가 부족해 기업의 전반적인 레버리지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