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안대희와 전관예우

2014-05-27 16:20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강직·청렴의 대명사'로 국민검사의 칭호를 받았던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지난해 5개월간 변호사로 일하면서 16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수임료를 벌어들인데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소득세를 담당하는 기재부 세제실에 따르면 연봉 4000만원이면 상위20% 해당하는 고소득자로 분류된다.

연봉 4000만원을 받는 봉급생활자가 꾸준히 30년을 벌어도 12억원 밖에 안된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가 총리로 임명된다면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척결하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열어야 하는 것이 현 세월호 시국의 1차 선결 과제로 주어진다.

그 작업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논란으로 '법피아(법조 마피아)'의 전형으로 비쳐져서는 일을 시작하기도 어렵다.

안 후보자와 여당은 지금의 비판여론을 '작은 흠결에 대한 침소봉대'라고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평상시의 총리 후보자라면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세월호 참사를 딛고 국가 개조 수준의 대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직사회의 개혁을 추진하는데 무딘 창을 들고 병폐를 도려낼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청와대와 안 후보자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기자회견장에 도착해서도 예정된 시간에 시작하기 위해 복도에서 꼿꼿이 서서 기다리던 안 후보자는 6법전서보다 더 무섭다는 국민정서법 저촉에 대해 어찌해야할 지 고민해 봐야한다.

청와대도 현 상황을 좌고우면하면서 여론의 동향만 들여다봐서는 안될 일이다.

지방 선거에 묻어가려 하거나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며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대통령과 청와대의 선택지는 두개다. 잘못을 인정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정면돌파뿐이다.

이 과정에서 야기되는 정국혼란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이래서야 국민들의 고통이 가실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