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기관장·감사, '관피아' 차지
2014-05-26 07:23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권 주요 공공기관장을 비롯해 금융지주 회장, 협회 기관장 중 절반 이상이 '관피아(관료+마피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피아와 정치권 낙하산 출신은 주요 감사직에도 다수 포진하고 있다.
26일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산하 금융 공공기관 13곳, 5대 금융지주, 4개 금융협회 등 22곳의 기관장 중 절반 이상인 12명이 금융위, 기재부 공무원 출신이다.
KB·우리·신한·하나·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기재부 차관 출신인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이 있다.
금융 관련 협회에도 관피아 상당수가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과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손해보험협회장은 현재 공석이며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업계 출신이다.
상임감사가 있는 11개 공공기관 중에서는 6곳이 공무원 출신으로 금융 공공기관 상임감사와 임원 중에서도 관피아 출신이 적지 않다.
신형철 산업은행 감사와 조인강 신용보증기금 감사, 김성배 한국거래소 감사는 기재부, 금융위 출신이며 윤영일 기업은행 감사, 김충환 주택금융공사 감사, 권형중 조폐공사 감사는 감사원 출신이다.
정치권 출신 중에서는 박대해 기술보증기금 감사가 한나라당 18대 국회의원 출신이며 문제풍 예금보험공사 감사의 경우 새누리당의 지역 당원협의회장을 지낸 바 있다. 정송학 자산관리공사 감사는 광진구청장 출신이며 김상욱 코스콤 감사는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상임이사 중에서도 관피아 출신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거래소에는 김도형 시장감시위원장과 이호철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등 본부장직 5개 중 2개가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이보현 신용보증기금 이사는 금융위 출신이며 신승우 예금보험공사 이사는 통계청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하현수 자산관리공사 이사도 기재부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금융 공공기관 및 민간 유관기관 기관장이나 감사직에 관피아 또는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선임돼 민관유착에 대한 우려와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안전감독 업무와 인·허가 규제 업무,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 유관단체 기관장 및 감사직에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공석인 주택금융공사 사장과 손해보험협회장 후임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