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태환 "내 목표는 '진짜' 배우 되는 것"

2014-05-26 07:00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184㎝의 훤칠한 키, 우월한 신체비율과 선한 웃음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묘한 배우가 있다. 8년 동안 모델업계에서 실력을 쌓아온 최태환은 요즘 런웨이가 아닌 안방극장에 자신의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최태환은 최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에서 선재(유아인)의 고등학교 친구 장호로 완벽하게 분했다. 이따금씩 엉뚱한 소리를 내뱉어 선재와 다미(경수진)에게 핀잔을 듣지만 그럼에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최태환을 지난 21일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최태환과 이야기를 나누는 1시간 동안 그가 가장 많이 한 말은 "'밀회'가 끝나 아쉽다" "연기가 정말 좋다" "감히 내가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을까" 였다. 그만큼 그는 '밀회'의 종영을 아쉬워했고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밀회'가 끝나니 시원하진 않고 섭섭하기만 하다. 아직은 끝났다는 것이 마냥 슬프더라. 연기자로 계속 살아갈 거지만 이렇게 작품과의 헤어짐이 항상 아쉽다"며 연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지난 2012년 KBS2 '드라마 스페셜-습지생태보고서'를 통해 배우의 길에 들어선 최태환은 SBS '상속자들', 영화 '변호인'을 통해 차근차근 연기를 배워나갔다. 2년 동안 '최태환의 변화'를 묻자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이 변했어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사실 열정이 많이 부족해서 노력 자체가 적었죠, 몰라서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많았고요. 지금도 연기력은 늘어야하지만 연기에 대한 마음이 크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나를 조금 더 컨트롤하다보니 연기적인 부분을 떠나 사적인 모습에도 더욱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열정을 키우기에 '밀회'는 더없이 좋은 작품이었다. 김희애(오혜원 역), 박혁권(강준형 역), 심혜진(한성숙 역), 김혜은(서영우 역) 등 쟁쟁한 선배배우들과 함께 했으며 유아인에게는 연기에 대한 태도를 배울 기회였다. "유아인이 '연기를 편하게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성급하게 하지 말고 천천히 즐겨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했는데 선배가 아니라 형처럼 편하게 해주시더라. 같이 호흡을 주고받았다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었다"고 고마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태환에게 가장 큰 자극제는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를 만든다'는 점을 몸소 보여준 선배들의 모습이었다.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 '저런 사람이 배우가 되는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촬영장에서는 기본이고 사석에서도 정말 좋은 사람들 뿐이다. 조심스러운 말 한마디, 신중한 행동 하나가 연기력만큼 중요한 무언가를 알려줬다"고 회상했다. 그만큼 최태환에게 '밀회'는 특별한 작품으로 남았다.

"'밀회'는 제게 정말 '꿈'같은 작품이에요. 종방연이 끝나고 다음날 일어나니 '꿈'에서 깼다는 현실이 아쉽고 섭섭하죠. 연기자로 살아가는 동안 '밀회'에 출연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경험이자, 다른 관계자들에게는 '좋은 선입견'이 생긴 것 같아 좋아요. '밀회'에서 연기했으니까요.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든 누가 되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해야죠."
 

[사진=남궁진웅 기자]


최태환은 자신을 '배우지망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아직 배우의 길로 들어서지 못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배우라는 타이틀은 명예롭고, 그만큼 가지기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지금도 땀 흘리며 작품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길은 정말 멀고도 험하더라고요. 모델 시절에는 '자연스럽게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간단하게 되는 직업이 아닐 뿐더러 온 힘을 다해 뛰어가도 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걸 지금에서야 깨달았죠."

최태환은 박해일 같은 배우가 되길 바랐다. 목소리 톤이나 말투는 부드럽지만 그 안에 있는 에너지가 부럽단다. "박해일 선배처럼 눈빛 한 번 호흡 한 번에 관객의 정곡을 찌르는 연기, 보는 사람들을 한 번에 끌어당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서 배우의 향기가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