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음' KB금융, M&A 잔혹사 되풀이되나
2014-05-22 14:41
그동안 KB금융은 M&A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래도 올해에는 KB금융이 주요 금융사를 인수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치 못했던 경영진 갈등설이 터졌다. 지난 2012년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사외이사들 간 갈등도 새삼 떠오르게 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은 M&A 시장의 대형 매물인 LIG생명보험과 현대증권의 인수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KB금융이 인수전에서 상대해야 할 경쟁사들도 만만치 않지만 KB금융이 눈에 띄는 후보인 것이 사실이다.
LIG손해보험 인수전에서는 KB금융, 롯데그룹, 동양생명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인수전의 경우 KB금융과 현대차그룹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불거진 경영진 갈등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사외이사들은 LIG손보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산시스템 교체로 임 회장 측과 충돌한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가 LIG손보 인수에 협조할 지가 관건이다.
어 전 회장은 ING생명 인수에 적극 나서려 했지만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ING생명 인수를 포기해야 했다. 사외이사들의 반대에 감정이 격해진 어 전 회장은 중국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크게 화를 내면서 이른바 '술잔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LIG손보 인수전을 앞두고 당시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법한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농협금융그룹에 패한 뒤 차선책으로 선택한 현대증권 인수전도 난항이 예상된다. 경쟁사가 현대차그룹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버거운 판국에 지배구조 문제와 경영진 갈등이 불거져 KB금융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 현대증권 노동조합마저 강하게 반발한다면 더욱 어려워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M&A 추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지주사와 최대 계열사인 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특별검사를 받고 있는 만큼 영향이 전혀 없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